살아가는 이야기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 주변에서 아무 생각없이 스치듯 지나가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하는 사소한(?) 이야기들은 이곳에 담았습니다. 틈틈이 생각도 좀 하면서 읽어보세요 ㅡㅡ;

슈퍼맨 대 배트맨

인근에 목욕탕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릅니다: 예컨대, 현금가 6천원이라면; 카드를 내밀면 6천 5백원으로 끊어줍니다(요즘도? 네, 요즘도 ㅡㅡ;). “왜죠?” 하는 물음에 그 곳 대답이 재밌습니다: “(카드로 끊으면 더 받는게 아니라)원래 6천 5백원인데, 현금 내면 500원 깎아 주는겁니다” (ㅎㅎ)

슈퍼맨 대 배트맨의 대결
머, ‘엎어치나 되치나’ 같은 소리인데(곧, 현금가로 깎아준다고 하든 카드가로 더 받는다고 하든, 현금가와 카드가가 다르다면; 그 자체가 여신금융업법에서 불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신고 들어가면 벌금도 내고 세금신고 때는 가산세도 내야 할 터인데.. 지금 같은 개명 천지에 아직도 저러고 있네요 ㅡㅡ;

음~ 서로 친했던 슈퍼맨과 배트맨간 무엇이 Justice(正義, 정의)인가 하는 문제를 둘러싼 한판 대결을 다룬 영화 포스터인데, “모든 대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군요^^ 머, 잘은 몰라도.. 가만~히 들어보면;

  슈퍼맨과 조드 장군의 격렬한 전투 이후 메트로폴리스는 파괴되었고 슈퍼맨은 세계 최고 논쟁의 인물이 되어버린다. 한편 배트맨은 그 동안 타락했던 많은 자들처럼 슈퍼맨 역시 언젠가 타락을 할 것이라 생각하며 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긴다. 세계의 미래를 위해 무모하고 제어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슈퍼맨으로 인해 벌어졌던 일들을 바로 잡으려 하는데.. (대충 이런 줄거리군요)

아래는, 어딘가에서 퍼온 글입니다: 슈퍼맨 대 배트맨간 시비가 ‘거기서 거기’, '오십보 백보'인 듯한데, 서로 남말하고 있네요 - 대략, 슈퍼맨은 바지 위에 팬티를 입고, 배트맨은 팬티 밑에 바지를 입는 듯한데.. ‘엎어치나 되치나' 같은 얘기로군요 ^^ 그런데, 지구를 지키던 영웅이었던 슈퍼맨과 배트맨은 언제부터, 대체 무슨 이유로,, 이렇게 사이가 틀어진걸까요?

어느날 배트맨이 슈퍼맨에게 시비를 걸었다: “야 슈퍼맨! 넌 왜 기분 나쁘게 맨날 팔짱을 끼고 내려다보고 있는거야?”

슈퍼맨의 대답.. “바지에 주머니가 없어 그런다. 왜 불만 있냐?”
배트맨 비웃으며.. "야 임마! 바지위에 팬티를 입으니깐 그렇지!"

"흥~ 사돈 남말 하시네..."

➥ 논점 일탈의 오류

슈퍼맨 대 배트맨의 시비를 읽어 내려가다 보니.. 왜 건방지게 팔짱 끼고 있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시비가 붙어 옥신각신하다가 바지 위에 팬티를 입느냐('엎어치나') 팬티 밑에 바지를 입느냐('되치나') 하는 문제로 논지가 옮겨가버렸군요..

이런 경우를 두고 논리학에서는 논점 일탈의 오류라고 말합니다. 이 논점 일탈의 오류는 소위,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과 비슷한 듯하지만(이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지도 잘 모르는 채.. 엉뚱한 곳으로 논점을 옮겨가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니, 행간의 의미가 좀 다릅니다), 실은 고도의 논점 흐리기(및 회피하기) 논쟁 기법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곧, 자신의 논지를 제대로 펼칠 자신이 없는(또는, 논거가 부족한) 쪽에서 슬쩍 논점을 딴 곳으로 돌림으로써 현재의 난처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임기응변술의 하나입니다만, 국회 청문회 등에서 흔히 보여지는 풍경입니다 ^^

스파이더맨 이야기

저 위에서, 팬티 밑에 바지를 입느냐 바지 위에 팬티를 입느냐 하는 유치한 문제로 서로 다투던 슈퍼맨과 배트맨 이야기를 했는데.. 왜 초인 시리즈에서 나만 빠졌냐고 서운해하실 분이 계실 듯합니다. 이미 삐졌겠지만,, 늦게나마 스파이더맨 이야기도 덧붙입니다(ㅎ)

스파이더맨
우리의 영웅 스파이더맨은 땅에서는 30층 건물 옥상으로 거미줄을 쏴서 타고 올라가고, 옆 건물로는 수평으로 거미줄을 펼쳐 밟고 건너가기도 합니다. 으~ 아무리 영화라고 해도, 허풍이 좀 심하군요 ^^ 근데, 실은 거미는 실제 그렇게 합니다(진짜로? 네, 진짜로!)
거미가 집을 지을 때는, 먼저 상하(및 수평)으로 지지대 역할을 해주는 거미줄(집의 기둥이라고 보면 됩니다)을 일자로 쏜 후에 다각형 구조로 바깥에서 안쪽으로(아니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 어느 방향인지는 직접 확인 못했습니다) 거미줄을 치는데(한옥 집의 서까래에다, 서까래간 사다리 모양으로 목재를 댄 형태입니다), 그 모양이 정확합니다. 간격은 약간씩 다르기도 하군요. 그냥 제가 찍은 거미집 클릭해서 유추해보십시오. 이 거미집과 뒤쪽 배경의 모습이 좀 비슷하지요? 비록 시멘트로 발라놓았지만, 저 서까래들 중간 틈마다 사다리의 각 발판들 모양으로 선을 그어주면 이 거미줄 모양과 비슷하게 됩니다..
거미가 멀리 떨어진 곳까지 거미줄을 칠 때, 먼저 (영화에서 보던 스파이더맨처럼)수직으로, 또는 수평으로 멀리까지 실을 쏩니다(* 주) 대체 어떤 방법으로 건너가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이 기둥 선이 강 건너까지 이어지기도 한답니다 ㅎㄷㄷ). 또는, 거미줄을 뽑은 뒤에 시작점에서 바람이나 반동을 이용하여 움직이는 방법도 이용한다고 합니다 - 머, 직접 본 사람은 없는 듯하지만..
제가 찍은 거미집 사진도 옆 창고 지붕에서 제 가게 앞 건물 쪽으로 2M 정도를 수평으로 쏜 뒤, 제 건물로 건너와서 지은 집입니다(아쉽게도, 첨에 대륙간 탄도탄 쏘는 건 못 봤습니다 ㅡㅡ;). 어떤 때 보면 밑에서 지붕 쪽으로 총을 쏴서 타고 올라가기도 하던데, 이 거미줄을 철사 정도 굵기로 묶는다면; 비행기도 끌 수 있을 정도라니 엄청나군요. 3억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저 작은 생명체가 만들어낸 생존 기술이 참으로 경이롭습니다!
이 거미줄은 단지 하나의 선으로 보이지만(너무 가늘어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만), 실은 수천 가닥으로 꼬은 하나의 줄입니다(예전 우리 조상님들은 볏집 몇가닥으로 새끼줄을 만들어 썼었습니다만, 그 몇가닥만으로 꼬아도 엄청나게 질겨집니다 ㅎ). 게다가 줄 종류도 8가지나 되어 자신이 다니는 줄(세로 방향의 방사실: 기둥 및 서까래)은 달라붙지 않는 줄로 치고, 먹이가 걸리도록 하는 줄(가로 방향의 나선실: 사다리의 가로 막대들)은 끈적끈적한 줄로 친다고 합니다
거미는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물어 독을 넣어서 마비시킨 후, 거미줄로 둘둘 감아 매달아 두고서 나중에 소화액을 주입하여 곤충의 내부를 녹이면서 빨아서 먹는다고 합니다. 저 거미줄에 걸린 넘을 거미가 둘둘 말아 미이라로 만드는걸 한참 감상했는데.. 다음날 놀러온 친구에게 이 얘기 했더니, 이 친구 사진 찍는다고 하다가 폰으로 가운데 걸린 미이라를 건드리는 바람에 떨어져 나가서 가운데가 뻥~ 뚤려 있습니다 - 고생한 거미가 참으로 애처럽습니다 ㅡㅡ; 거미는 어떻게 집을 짓나요?
➥ 칼 막스의 목수 이야기

칼 막스는 [자본론]의 첫 머리를 목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거미도 벌도 개미도 인간들처럼 집을 짓는데.. 그들은 본능적으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그대로 똑같은 집을 짓는 반면, 인간 목수는 자신이 의도하고 계획한바 대로 목적의식적으로, 자신의 창조성을 더해 집을 짓는다고 합니다 - 바로 이것이 목적의식적 존재인 인간이 여타 동물과 달리 지구의 지배자가 된 이유입니다

두꺼비가 아무리 영물이라고 해도, 또 청개구리가 아무리 똑똑한 반항아라고 해도, 거미가 아무리 집을 잘 짓는다 해도.. 인간보다 못한 이유는, 인간과 달리 저들은 그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본능에 의해서만 살아가는 때문입니다. 우리도 저들처럼, 그저 우리 조상들, 우리 부모들이 해왔던 그대로만 생각하고 살아가서는 안되겠지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변화한 세상, 사회 속에서,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사고를 새롭게 정립하면서 살아가야 할 듯합니다..

두터비 이야기 (1)

겨울잠 자겠다고 집 떠난 제 두터비넘의 '뚜꺼비집'이 아닙니다. 찾아보기 쉽도록 지난 소소한 이야기들은 이곳으로 몰아서 겨울잠 재웁니다만, 다시 읽어보고 싶을 때는 언제든 깨워도 됩니다 ㅡㅡ;

새끼 두터비의 출현
제 친구 새끼 뚜꺼비 이야기입니다. 이 곳에 나타난 지 한 두어 달 됐는데, 한달쯤 전부터 안 보이길래 딴데 어디 새로 살림 차렸나 보다, 어딘가 보금자리 찾아 잘 살고 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전히 이 주변에 살고 있었나 봅니다. 낮에는 안보이더니, 밤이 되니 다시 나타나는군요
빗자루 막대기에 올라가 붙은 뒤 12시간 후에도 여전히 그 자리에 죽은 듯이 붙어 있곤 합니다. 그야말로 돌부처입니다. 바로 앞에서 손짓하고 카메라 들이대도 모른 체합니다 - 지가 무슨 해리포터라도 되는 줄 알고 빗자루 타고 날라갈 태세로 붙어있곤 합니다 ^^ 간혹은, 필요하다면; 축지법도 씁니다. 아마도, 물먹으러 올라온 듯한데, 물통 위에 올라가 아슬~ 아슬하게 붙어있는 거 찍고 전화 벨이 울려 잠깐 안에 들어간 한 1, 2분 새.. 나와보니 말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 주변 다 뒤져봤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ㅡㅡ;
삼국사기에는 두꺼비가 뱀을 먹었다는 기록도 있고(* 주) 실제로, 뱀도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두꺼비와 개구리 수만 마리가 나무 위에 올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삼국유사에서는 두꺼비를 부처님의 사리와 가사를 지키는 영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두꺼비는 또한 지혜로운 영물로서, 은혜를 갚을 줄 알고, 신비한 능력을 갖춘 짐승이라고 합니다 – 머, 들은 얘기는 있었는지 여기 와서 제 뚜꺼비 본 사람들은 당장 복권 사러 간다고 난리 칩니다 ^^
우리 민간 신앙에서도 두꺼비는 나라의 흥망을 나타내고, 또 불가의 보물을 지키는 신령스런 짐승으로 간주해, 두꺼비를 잡으면 죄가 된다고 여겨왔습니다(* 주) 두꺼비는 독이 있습니다. 모든 벌레들을 잡아먹고 그 내부의 독들은 모두 자기 몸에 보관합니다 – 몸에 좋다고 두꺼비 먹고 죽은 사람들 얘기도 많지만, 악어조차도 두꺼비 먹고 죽었다고 합니다 ㅡㅡ;)
두꺼비 대 청개구리, 거미 이야기
저 뚜꺼비 넘이 여기 계속 사는 거 보니, 제게도 아마 재물 복이 좀 굴러들어올 징조인 듯합니다 ^^ 근데, 이번 여름에 제 집 세면장, 부엌, 가게 앞 유리창 쪽에 청개구리가 각각 한 넘씩 한 몇 달간 살았었는데.. 여긴 먹고살 만한 게 별로 없다고 잡아서 옆쪽 풀숲 같은 데로 보내도 어디로 들어왔는지는 몰라도, 며칠내 다시 돌아오더군요 ㅡㅡ; 지금은 한 넘도 보이지 않네요, 청깨구리 넘들은 좀 말을 잘 안 듣는다던데, 이건 또 무슨 징조일지?
두꺼비 넘의 움직임은 제가 본 바로는, 12시간 동안 꼼짝 않고 있다가도, 필요할 때는 축지법을 써서 한순간에 눈에 안 띄게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정도인데.. 청깨구리 넘은 엄청 날렵합니다. 제 가게 앞 유리창 쪽에 살던 넘 보면; 가만~히 앉아서 한 1M 이상 위에 있는 거미들의 움직임을 조용히 지켜보다가, 기회다 싶으면; 어느 한 순간에 1M 폴짝 뛰어올라 거미 물어 채고 가볍게 내려 착지합니다(ㅡㅡ;)
제가 거미도 키우는데.. 가게 안과 밖으로 빨래줄처럼 거미줄이 널려 있어도, 웬만하면(웬만하면!) 걷어내지 않습니다. 저넘들도 먹고 살려고 하는 짓인데.. 어쩌겠습니까? 근데, 먹이사슬상 청깨구리 넘에게 먹히는 건 도리가 없군요, 청깨구리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ㅡㅡ;

- 2022년 11월 9일

다시 찾아온 두터비넘
반년만에 두꺼비넘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또 제 책임이 무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이넘한테 필요할까 해서 물통도 하나 만들어줬습니다. 이넘도 더운지 하루 종일 물통 안에서 목간하며 나오지 않는군요 ^^ 머, 한 6개월 마실 다니다가, 겨울되면 또 잠자러 떠나가겠지요? 어쨌건, 무사히 잘 놀다 돌아가기를 바래봅니다..
두꺼비넘이 맨날 나타나네요. 낮엔 어디 숨어 있다가(아마도 낮이 잠 자는 시간대인 모양입니다) 밤에만 나옵니다. 여긴 차가 수시로 다니는 곳인데, 위험천만하게도 느릿느릿한 걸음으로 앞쪽 풀숲으로 모험도 떠납니다.. 앞쪽 풀숲으로 먼(?) 여행 떠났는데.. 다음날, 다시 돌아와서 마련해둔 물통 옆으로 와서 평상 밑에 숨어 있다 나와서는, 다시 가게 앞쪽에서 영업 방해하면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닙니다 – 걱정했는데.. 다치지 않고 살아 돌아와서 다행이긴 합니다 ^^
가게 앞에 땅 좀 파고, 평상에서 뜯어낸 목재로 둘러싸서 집 만들어주니.. 이제는 낮에도 딴 데로 사라지지 않고, 종일 저 집 안에서 잠자다 밤 되면 어슬렁~ 어슬렁~ 기어나와 제 가게 앞에서 왔다 갔다 놀다가.. 아침이 되면 다시 저 허름한 집 안으로 들어가 잠만 잡니다. 대단한 낮잠꾸러기군요 ^^
근데, 너무 자주 나타나서 불안하군요. 같은 건물 옆 식당에서 식당 앞쪽에 고양이들을 키우는데, 고양이넘들한테 해코지 당하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ㅡㅡ; 오늘 남산 등반 갔다가 저녁 늦게 돌아왔는데, 이넘이 또 나타나서 돌아다니는군요. 옆집 고양이넘들도 위험하고, 까딱하면 밟혀 죽을 수도 있는데, 왜 자꾸 사람들 들락날락하는 가게 문 앞에서 위험하게 놀고자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군요. 예전부터 두꺼비가 영물이라고 했는데, 다 헛소리였던 모양입니다 ^^

- 2023년 6월 2일

두터비 이야기 (2)

작년에 처음 새끼로 왔을 때 엄지 손가락만 했었는데, 11월 1일 마지막 보인 이후.. 겨울잠 자고 난 뒤 올해 다시 나타난 이 넘은 엄청 큽니다, 많이 컸습니다,, 제 주먹보다 더 큽니다 ^^

두터비넘의 가출
제 가게 입구 들어오는 발판에서 다이빙도 하고, 맘에 안 드는 상선암 원효 멍멍이넘 옆에서도 겁 없이 같이 놀고, 옆집 고양이넘들이 노리면서 따라가기도 하고 하지만, 그래도 신경 하나 안 쓰고 까딱없이 지 멋대로 잘 살아갑니다만..
근데, 문제는.. 이 넘이 가출을 했다는겁니다. 이넘이 올해 6월 쯤부터 다시 나타나서 가게 앞에 살았는데.. 첨엔 밤에만 나와서 가게 앞으로 어슬렁거리다가 새벽에 해 뜰 때면; 지 집 찾아가서 자고 저녁 때 나타났는데.. 맨날 저녁 때 가게 앞 사람 드나드는 자리로 찾아와서 지~롤해대서.. (드나드는 사람 발길에 밟힐까 걱정되어)할 수없이 옆에 집 하나 지어 줬는데, 그때부터는 해가 떠도 안 떠나고 그 집에서 자고 밤에 나오더군요. 지금은 주인이 떠나버려 음침한 폐가로 변했습니다 ㅡㅡ;
그 무덥던 여름에 이넘이 제가 만들어준 풀장에서 더위도 식히곤 했었는데, 한번 들어가면 몇 시간 마냥 지내더군요 ^^ 지금은 제가 물을 더 안 채워주니 다 말랐습니다 – 머, 겨울잠 자러간 거 같으니 올해는 안올 거 같네요.. 한 25일 전에 집 나갔는데, 그 전에도 며칠 정도씩은 가출했다 돌아온 적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제가 “지깟 넘이 집 나가면 고생이지, 금방 돌아올거야” 했는데, 이넘도 집 나가면 고생이란거 알았는지 며칠 내로는 항상 다시 돌아왔는데.. 이번엔 겨울잠 잘 곳 구하고, 땅 파서 방공호 만들고 하려고 간 듯하니.. 이제 반년은 못 볼 듯합니다 ㅡㅡ;
이넘 때문에(제가 원래 거미도 좀 먹고 살라고 가게 안 거미줄 안 치우는데, 머 여름에 가게 안에 들어오는 손님들은 좀 기겁을 합니다만 ㅡㅡ;) 가게 안과 바깥 거미들 다 잡아서 맨날 먹이로 줬습니다(모자랄 땐 빗자루 하나 들고 좌/우 옆 건물들에다, 건너편 버스 승강장 등 동네 다 뒤져서 거미 낚아서 줬습니다). 거미가 바닥나면; 앞 풀숲에 가서 메뚜기도 잡아주고, 사마귀도 좀 잡아주고,, 이건, 비밀인데.. 어쩔까 하는 궁금증에 청개구리 한마리 던져줘봤는데, 가차없이 혀 쑤~욱 내밀어서 바로 삼켜버리더군요. 그래서 다시는 청개구리는 잡아주지 않았습니다, 으~ 식개구리종넘 ㅡㅡ;
어쨌건, 이넘이 떠나뿌리니 다시 먹어줄 주인 잃은 거미들이 엄청 커져서 기승을 부리는군요, 바깥은 그렇다 치더라도.. 가게 안 거미줄들도 좀 복잡하게 늘어났군요 ㅡㅡ; 그래서 뚜꺼비 넘이 좀(머, 쬐~끔만 ㅎㅎ) 그립습니다

- 2023년 10월 13일

두터비의 추억
다음 편으로 넘어가기 전에..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우리 친구 뚜꺼비넘 숨은그림 찾기 놀이 한번 해봅니다: 아래 그림에서 앞쪽 풀숲으로 여행 떠나는 뚜꺼비넘을 찾아보십시오.. (간혹, 노력도 안하고 그냥 답부터 먼저 보려는 분들이 계시는데)바로 클릭해서 답 보지 마시고, 열심히 한번 찾아보십시오(상금은 없습니다 ㅡㅡ;)
➥ 잠시, 쉬어가며..

우리 호모 사피엔스의 수명은 대략 60(이하) 정도였는데.. 과학기술의 발전 덕에 요즘은 평균 80 정도는 되는거 같군요. 뚜꺼비는 수명이 대략 15년입니다. 머, 개가 대략 15년, 고양이가 대략 12년 정도 사니.. 좀 놀랄 분도 있겠지만.. 이런 말 들어봤지요? '백년 묵은 구렁이' - 대략, 파충류 아덜이 좀 오래 삽니다.. 저 작은 넘이 그렇게 오래 사나? 하실겁니다만..

아래, 두터비 갤러리 만들어 두터비와의 추억을 회상해봅니다..

유통기한 문제

지난번에 불초23의 교양 수준을 높이기 위해 코딩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썰 좀 풀어봤는데(그로 인해 교양 수준이 더 높아졌나요? 별반 달라진 거 없지요? 머, 내 그럴 줄 알았습니다 ^^), 이번에는 식품의 유통기한 문제를 주제로 불초23의 양심 수준을 한번 점검해봅니다..

불닭 볶음면 사건
몇 개월 전, 중국 웹사이트에 게시물 하나가 올라왔는데, 그로 인해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 꽤 요란하게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먼 일인고 하니,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다는)삼양 불닭볶음면이 유통기한 지난 제품이라는 겁니다(?)
사연을 들어보니.. 한국에서는 불닭볶음면의 유통기한이 6개월 인데, 중국에서 판매되는 수입품의 유통기한은 1년 이라는 점에서 유통기한 지난 제품을 수거하여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었습니다 - 머, 그런 의심은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만.. 이에 대해, 삼양 측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수출품은 운반 및 통관 절차 등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유통기한이 더 길 수밖에 없다”(? 약간 애매하군요~) 여기서, 질문 하나, 어느 쪽 말이 맞을까요? 답은? 둘 다 맞습니다(?)
코카콜라 같은 음료수 캔을 예로 들어보면; 국내에서 생산하면 보통 유통기한 1년인데, 1년 지나면? 폐기됩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동남아나 미국에서 생산되어 들어오는 것은 대개 유통기한 2년인데, 2년 지나면? 폐기됩니다! 음~ 삼양의 설명이 맞군요. 근데, 가령 (물론, 실제 그러지는 않겠지만)국내에서 유통기한 6개월 지난 라면을 포장만 바꿔 중국으로 수출한다 치면? (수출품이니)유통기한이 6개월 더 늘어납니다 - 중국 네티즌들 주장도 맞는 듯하군요 ^^
현실적으로 양자 다 맞는 주장입니다만, 이 논란의 관건은 딴데 있습니다. 똑 같은 라면의 수출품 유통기한이 2배 더 길다면; 국내 판매 제품의 유통기한을 그에 맞게 늘려야(혹은, 수출품의 유통기한도 국내 판매제품과 같은 6개월로 줄여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요? 혹시, 수출하는 중에는 라면이 우주의 시-공간에서 사라져서 시-공간과 무관하게 온전히 보존되다가 갑자기 툭! 하고 상하이에 떨어질까요? 이런 문제로 요즘 정부에서도 ‘유통기한’을 ‘소비기한’(대략, 유통기한의 1.5 ~ 2배 정도입니다)으로 바꾸려 하고 있고(예전, 이명박 정부 때도 그런 논의가 있다가 그냥 흐지부지되어 버렸습니다만), 이제는 그렇게 가야 할 듯합니다

최근에는 법이 바뀌어 ‘유통기한’과 함께 ‘소비기한’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유통기한’은 판매 가능한 기한을 말하며, ‘소비기한’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고 제조업체가 보증하는 기한을 말합니다만, 사실, 실질적인 의미는 없습니다. ‘유통기한’ 지난 제품은 팔 수도 없고, 살 리도 없고.. ‘소비기한’ 내의 식품은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보증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집에서도 ‘유통기한’만 지나면 바로 버리는 실정이니 ‘소비기한’은 그저 폼으로 덧붙여 놓은 공허한 기한일 뿐입니다 ㅡㅡ;

유통기한 이야기
가게 하다보면; 어떤 때는, 소주 사러와서 유통기한 확인하려 애쓰는 사람도 만납니다 ㅡㅡ; 이런 분은 한 5년 푸~욱 익힌 매실주나 인삼주, 한 200년 익힌 몇천만원짜리 포도주는 꽁짜로 줘도 절대 안먹을겁니다(ㅎㅎ). 머, 요즘 들어서는 맥주도 1년간의 유통기한이 있습니다, 담배도 역시 유통기한 1년입니다 ㅡㅡ;
소금이나 설탕 사러와서도 유통기한 확인한다고 애쓰시는 분들 계시지만.. 소금은 우주의 근본 물질 중 하나이기에 유통기한 자체가 있을 수 없습니다 - 우리 우주 자체가 사라지는 날이 바로 소금의 유통기한입니다. 여름 폭염 때 땀 흘리며 일하다 보면; 옷 바깥에 하얀 소금 가루가 달라붙습니다 - 바로 우리가 먹은 소금(= 나트륨)이 다시 바깥으로 빠져나온겁니다 ㅎ
설탕, 미원 등도 변하지 않는 것이기에 유통기한 없이 제조 일자만 있습니다. 한약재는 대개 오래 말릴수록 효능이 증가된다고 하고, 포도주 등의 술은 오래 익힐수록 천문학적인 비율로 값이 비싸집니다 ^^ 예외적으로, 아이스크림도 유통기한 없이 제조일자만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스크림에 적힌 날짜를 유통기한이라고 생각해 반쯤 먹고난 뒤, ‘이거 지났어요~’ 하면서 가져옵니다만(ㅎ).. 밖에 내놓으면 아이스크림의 '소비기한'은 1, 2시간 정도 되겠죠?
기왕 말 나온 김에.. 저는 김치를 사면 영하 3, 4도 정도로 설정해둔 냉동고에서 한 1년가 푸~욱 익힙니다. 김치는 역시 묵은지가 맛있고, 또 김치의 영양가가 최고조에 이르는 때는 푹 익어 숙성된 때입니다(단, 일반 냉장고에서는 2, 3달 정도가 한계입니다). 담근지 30일 내의 김치는 우리가 몸에 좋다고 찬미하는 그 김치는 아니고, 그저 비타민 C가 풍부한 배추 이파리일 뿐입니다 – 근데, 판매용 김치의 유통기한은 대략 30일 정도입니다. 마트 등에서 그 유통기한 지나서 폐기되는 김치의 양은 아마도 팔리는 양보다 더 많을겁니다, 모두들 새 것만 고르기에 ㅡㅡ;
유통기한 10일 이내인 우유 사러 와서 “어머, 유통기한 며칠 안 남았네” 하면서 가시는 분들과는 제가 좀 별난 인종인 듯도 하지만, (억지로, 유통기한 지난거 드시란 얘기는 아니고, 그저)너무 박하게(솔직히는, ‘천’박하게 ㅎ) 살지는 말자는 야그였습니다. 그로 인해, 본인은 남들보다 더 건강하게 오래 살지 모르지만(?), 멀쩡한 거 맨날 버리다 보면,, 우리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는 점점 더 죽어갑니다 ㅡㅡ; 그렇게 맨날 자신(만)의 몸만 생각하다 보면.. 스트레스 쌓여 암 걸립니다, 농담 아닙니다!
구운란 이야기
오늘 2천원짜리 구운계란 망란(3알 묶음) 하나 팔았습니다. 헌데, 등산을 마치고 내려온 뒤 그걸 들고 왔군요 - 하나는 까먹고 껍질만, 하나는 반쯤 남겨놓고, 하나는 온전한 채로. “오래 되어서 다 말라붙었어요, 유통기한도 지났고..” 그냥 가져온 한 알은 제가 먹고, 반 남은 것과 껍질은 제 설악초 거름으로 주고, 새 묶음으로 한 팩 줬습니다만, 구운 계란은 까보면 다 말라붙어 있습니다(구우면; 물기가 다 빠지니 당연하겠지요?). 덧붙여, 계란의 껍질에 적혀 있는 숫자는 유통기한을 적은 것이 아니라 닭이 알을 낳은 날입니다 – 곧, 그 달걀의 생일입니다 ^^
머, 그건 그렇다 치고,, 달걀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새들은 수백, 수천만 년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자신의 대를 온전히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알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알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질소 등의 부산물들은 밖으로 빼내되, 바깥의 공기는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껍질이 적응하여 진화한 것입니다
최근 유럽의 한 오래된 우물 속에서 발견된 1700년 전 달걀: 안에는 액체 상태의 달걀 노른자와 흰자도 온전하게 들어있다고 합니다. 자연은 참으로 경이롭고, 생명체의 적응 능력 또한 놀랍군요!
사실, 새들은 포유류, 나아가 우리 인류호모 사피엔스의 아주 먼 조상입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밝혔을 때, 사람들은 우리 인류가, 엉뚱한 짓으로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수치심도 없이 발가벗고 다니는 원숭이의 후예라는 게 부끄러워서 부정했지만, 사실 새들은 원숭이보다도 훨씬 더 높은 우리 직계 조상입니다. DNA 분석상으로는 풀과 나무는 그보다도 더 윗 단계의 우리 조상입니다만, 그리고 원숭이가 우리 조상이란게 부끄러운 일도 아니지만.. 어쨌건, 이건 그냥 쉬어가는 여담이었습니다 ^^

더 이상 버릴 곳도 없는데.. (유통기한 규정 자체의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이런 식의 오해로 인해 (만드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지구의 자원들도 모른 체하더라도)버려지는 가공 식품들이 너무 많네요 ㅡㅡ; 이런 일들은 동시에, (코로나 시절의 가장 큰 부산물이기도 하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인)물가도 올립니다. 예컨대, 저는 원가 1200원짜리 계란 망란을 사서 2000원에 팔았는데, 그냥 하나 더 줘버렸으니 2400원 들여서 2000원 돌려받은 것입니다 - 결국, 버리는 물건까지 감안해서 판매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모든 생산업체들에서 만들어 판매하는 물건의 납품가 또한, 장기적으로는 이렇게 유통기한 지나서 회수되는 물품값도 제조원가에 함께 포함하여 조정될 수밖에 없겠지요? 세상에 ‘꽁짜 점심은 없습니다’ ㅡㅡ;
지구의 황폐화 문제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유통기한 지난 (멀~쩡한 !)가공식품들입니다(실제로, 대형 마트들에서는 거의 60% 이상이 그런 사유로 반품 처리되고, 또 그렇게 버려진다고들 합니다 ㅡㅡ;). 이제, 더 이상 쓰레기 묻을 곳도 모자라고(자기 지역에 쓰레기장 들어온다 치면 다들 데모하고 난리납니다 ㅡㅡ;), 묻을수록 지하수는 점점 오염되고(ㅡㅡ;), 버릴수록 바다는 페트병으로 막혀가고(한 2백년 산다는 거북이가 배 속이 페트병과 비닐로 가득차서 변비에 걸려 죽어가는게 발견되어 안락사시켜 주었다는 얘기들도 흔하게 들려옵니다 ㅡㅡ;), 태울수록 대기의 이산화탄소를 늘려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ㅡㅡ;)
유통기한 10일 정도 되는(실제로는, 중간 단계들을 거쳐 소매점까지 오게 되면 한 일주일 정도인) 우유를 사러 와서 “어머, 유통기한 3일밖에 안 남았네” 하면서 그냥 가는 사람들 많습니다. 머, 그냥 속으로 생각합니다: “음~ 머리엔 떵만 들은 것들이 배는 금은 보화로 채울려고 하는군” 실제로 전 유통기한 지나고 두어~ 달 더 지난 우유도 먹습니다(단, 냉장고에 보관해야 합니다. 다만, 시원한 바람이 이동하는 그늘진 창문 쪽이라면; 냉장고가 아니라도 한달 정도는 보관할 수 있습니다 - 제가 예전에 자주 써먹던 방식입니다). 맛만 좋군요 ^^
✓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의 황폐화에 맞선 그대의 양심 점수는 몇 점인가요? 너무 무거운 주제를 던졌나요? 그래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답하고 실천해야만 하는 지점까지 와 있습니다. 우리는, 머 좀 힘들더라도,, 그럭저럭 괜찮을겁니다 – 불초23의 ‘60시리즈’ 를 썼던 상문이가 ‘90 시리즈’ 를 다시 시작할 때까지는. 하지만, 어제 결혼식 올린 정희네 손자, 손녀들이 살아갈 이후 세상이 어떤 모습일 지는 잘 모르겠군요..

- 2022년 10월 16일

선택과 책임의 문제

지난번에 불초23의 양심 수준을 체크하기 위해 식품의 유통기한 문제를 논해봤습니다만.. 이 문제는 그나마 우리 생활 주변에서 마주칠 만한 논제이기에 불초23의 가슴에 작은 불 가시 하나라도 박혔기를 바랍니다 ^^

선택(및 그에 따르는 책임)
저도 그렇지만, 이 심야에 불초23 동지들도 좀 심심한 듯한데.. 이번엔 또 뭘로 불을 지펴볼까요? 재익이는 오늘도 열심히 ‘새벽을 여는’데, 저도 ‘심야를 닫아주는’ 뭐라도 하나 해야 할 책임감이 들어 이 글을 올립니다 - 여기서, 우리는 경제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 하나를 배웠습니다 - 바로, 선택의 문제입니다!
저는 방금 하나의 선택을 했습니다. 먼저 하던 일이 있었는데, 그걸 계속 하느냐? 아니면; 불초23의 무료함을 달래줄 것인가? 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저는 후자를 선택했고, 경제 문제로 썰을 풀어 보려는 중입니다 - 곧, 저는 제가 먼저 하던 일을 포기했습니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기회비용’이니 머니 하면서 어렵게 설명하긴 하지만, 간단히 말해, 내가 무엇을 선택하면; 반드시 그 대신에 내가 할 수 있었던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만 한다는 말입니다. 곧, 전 불초23의 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기 위해 제가 하고 있던 ‘중차대한’(?) 일을 포기하고, 굳이 이 글을 쓰는 ‘희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ㅡㅡ;
여기에서 경제학에서 유명한 ‘꽁짜 점심은 없다’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예전, 미국 서부시대 때 꽁짜로 점심 주는 식당이 있었는데.. 당시 광부들이 꽁짜 점심 얻어먹는 맛으로 맨날 들르다 보니 결국에는 꽁짜 밥 얻어먹는 맛에 (억지로 ?)들른 식당에서 함께 한 술값으로 훨씬 더 많이 뼀겼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는 겁니다 - 곧, 꽁짜 점심을 ‘선택’한 대신에 훨씬 더 많은 술값을 ‘희생’당했다는 이야기입니다(대략, 술꾼들의 변명 같기는 합니다만 ^^)
✓   기왕지사, 미국 서부시대 광부들 얘기까지 나왔으니 덧붙이는데.. 우리 불초23 아덜도 젊을 적에 폼 낸다고 많이 입었을 듯한 멋진 청바지는 원래 돈 없던 미국 서부 광부들이 입던 작업복입니다. 탄광 일이란 게 원체 주변 돌, 흙들과 부딪치면서 힘들게 기어 다니고 하는 일이라 폼은 없어도 무작정 질기게 만든 것입니다만, 그것이 지금은 젊은이들의 폼 내기 위한 옷으로 '선택'되었습니다 - 지금의 리바이스 청바지가 그 당시에 광부들 청바지 만드는 회사로 출발했습니다 ^^

며칠 전 올라온 재익이 ‘새벽을 여는 글’에서 이정현의 [와]를 올리면서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는데.. 경제(경영)학에서는 변화에 대응하는 문제에 관해 심오한 이야기가 전해져 옵니다: 펄펄 끓는 물에 개구리를 던지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튀어나옵니다(정말로? 네, 정말로!). 근데, 물에다 개구리를 넣고 100도까지 천천히 끓이면 어떻게 될까요? 개구리는 온도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변하는 온도에 적응하면서 천천히 놀다가 결국은 익어서 먹이가 됩니다(ㅡㅡ;). “변화를 두려워 말라”는 재익이 말을 단단히 명심하고 물에 던져진 개구리는 (변화를 포기하고)단숨에 익든지, (변화에 적응하여)천천히 익어가든지 ‘선택’의 기로에 설 듯합니다 ^^ 머, 재익이 말은 “변화에 대응하여 응전하라”(토인비의 세계사 문명 비평서 [도전과 응전])는 선한 의도일 터이니, 재익이가 개구리 죽이려는 나쁜 넘이라고 오해하지는 말아주십시오, 착한 넘입니다 ^^
여기서 잠시, 여담 하나: 위 개구리가 익어서 ‘먹이’가 된다는 말에 개구리처럼 펄~쩍 뛰며 놀란 분도 있을 듯합니다 ^^ 제가 한 6, 7세 정도 때 옆집 친구하고 개구리 잡으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개구리 때려잡을 막대기 칼 하나씩 위풍당당 차고, 주머니에 차돌 2개 넣고, 종이 쪼가리에 소금도 좀 싸 넣고 해서 둘이서 열심히 논에 가서 개구리 때려 잡아서 날카로운 돌 구해서 뒷다리를 잘라서, 나뭇가지 몇 개 주워서 차돌로 불 피워서 다리 굽고, 소금 찍어 먹곤 했는데.. 진짜 별미입니다 ^^ 근데, 경주서 중학교 1학년 겨울 방학 때 속초 쪽으로 전학 갔는데.. 아, 거기서는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개구리를 그냥 통째 넣고 끓여서 뼈따귀에 내장까지 통으로 나오더군요. 전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다 토해냈습니다(ㅡㅡ;)
✓   제 말 듣고 개구리 잡으러 다니지 마십시오(불법입니다!). 또, 산에 갈 때 라이터 휴대하지 못하게 하는데, 그렇다고 차돌로 불 붙여 담배 피우려 시도하지 마십시오(산불 내면 큰일 납니다!!). 담배 피우는 분들, 라이터가 잘 안 켜진다고 불량품이라고 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실은 잘 켜지는 라이터가 불량품입니다(?) 아이들이 라이터 갖고 놀다 불 내는 경우가 많아 쉽게 켜지지 않게 만들라고 법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ㅎ)

기왕지사, 재익이 깐 김에 또 한번 까보겠습니다. 재익이 명패가 ‘안되면 되게 하라’군요. 현대에서 평생 몸담은 만치 정주영 철학과 닮아 보이는군요. 하지만, 경제학에서는 ‘잠긴 부분은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는 교훈도 있습니다. 어떤 사업에 투자할 때 거의 7, 80 퍼센트는 기본적으로 밑에 잠깁니다(공사비, 건축비, 시설비 등등의 초기 비용). 문제는, 마지막 운용 비용인데.. 여기서 돈이 딸리면 어떡해야 할까요? 안되는 거 억지로 돈을 끌어대다 보면; 밑에 잠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모험이 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만)저는 안되는 것은 포기하라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밑에 쌓은 70%를 아까워하지만, 잘못 ‘선택’하면; 빚내서 위에 새로 놓는 30%도 날릴 수 있습니다. 사업에서든 삶에서든, 포기해야 할 때는 포기해야 합니다. 안되는 거 억지로 하려면; 탈법 또는 편법 밖에는 없습니다. 위에 보이는 30%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 사업에서든, 삶에서든, 같이 잠기지 않으려면; 이미 밑에 잠겨 있던 70%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 몸무게의 70%를 억지로 끌어 올리려다가는 위에 남아 있던 30% 마저 같이 끌려 내려갑니다..
사업에서든 삶에서든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가끔은 실패에서 거대한 성공을 끌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한 예가, 우리가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모니터에 붙이고 떼고 하면서 교대 작업자와의 메시지 전달용으로 쓰는)3M 스티커입니다. 3M은 원래 접착제 제조업체로 출발했습니다. 접착제는 당연히 잘 붙고 떨어지지 않아야 장땡입니다. 근데, 이런 저런 조합을 통해 만들어낸 시제품 중 하나가 붙여도 붙여도 쉽게 떨어지는 게 있어서 이걸 폐기해야 하는데, 어쩔까 하다가.. 그냥 책상 위에 붙여 놓고 다음 작업자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하는 메모지 접착제로 썼답니다. 근데?
✓   대충 눈치 챘겠지만.. 바로 세계적 다국적 기업인 3M의 포스잇 탄생 비화입니다. 이것도 실패작으로 폐기하느냐 임시 메모지로 써보느냐 하는 (의도치 않은)‘선택’의 일종이었는데, 그저 우연히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하지만, ‘모든 필연은 수많은 우연들을 통해서 관철된다 !’고 합니다. 칼 막스는 [자본론]에서 당시 지배적이었던 수많은 소농민들이 몰락해가는 '우연'들 속에서, 그 소농민들의 재산을 흡수하면서 거대한 산업자본이 축적되는 과정의 분석을 통해 '필연'적으로 자본주의가 성립하는 것을 논증했습니다

몇 십년 전만 해도 이런 경제학의 교훈이 있었습니다: “여름에 겨울용품 사면 싸다”(또는, “겨울에 여름 용품 사면 싸다”). 지금도 인터넷 쇼핑몰들을 보면 ‘내년 여름 용품 반값 판매’ 등의 카피를 내세우는 업체들 많습니다. 믿지 마십시오. 여름 용품은 겨울이 아니라 여름이 되면 훨~ 싸집니다. 왜? 지금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많은 업체들이 자유롭게 경쟁하는 시대이기에, 여름 용품은 여름이 되어야 본격적으로 많은 업체들이 나서서 헐값 경쟁하기에 (겨울에 여름 용품 싸게 사는 것보다, 여름에 여름 용품 사는 것이)훨씬 더 값싸게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겨울 패딩을 겨울에 사느냐 여름에 사느냐 하는 것도 경제학의 핵심 주제인 ‘선택’(과 그에 따른 책임)의 문제에 속합니다!
경제 문제는 워낙 범위가 넓고, 불초23 초딩들의 관심 사항도 아니고,, 더 길게 썰 풀어보기 어렵군요. 그냥 간단히 선택이란 주제로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얘기를 산산히 흩어놨습니다

- 2022년 10월 19일

➥ ‘꽁짜 점심은 없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화 시대입니다. 그냥 위에서 제가 쓴 글만 믿고 덜컥 '선택'해서는 안되고(ㅡㅡ;), 이런 저런 정보들을 먼저 확인해보는 '수고'를 먼저 하십시오 ^^

‘꽁짜 점심은 없다’는 말은 경제학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이면서, (현실적으로)우리가 생활의 모든 면에서 항시 명심해야 할 교훈입니다. 곧, 우리가 한 행동 하나 하나는 반드시 그 댓가로 어떤 결과물을 우리에게 남겨주게 되는데, 특히 나쁜 결과를 얻게 될 때, 바로 저 말을 끌어오게 됩니다 - 바로 편리함(또는, 탐욕, 아니면; 무지)를 '선택'한 댓가로 더 큰 것(혹은, 더 중요한 것)을 잃을 때입니다 ㅡㅡ;

무서운 이야기

‘나는 니가 지난 결혼식 때 한 일을 알고 있다 !’ 이런 제목의 할리우드 공포영화가 있습니다만('결혼식' 대신 '여름'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참으로 공포스럽게도, 결혼식 축의금에 이름이 없었다는군요 ㅡㅡ;

축의금에 이름이 없어요 ~
“제 아들 결혼식때 축의금을 보내주신 동기분들 중에 [10월14일 하나은행 이] 여기까지만 찍혀있어요. 이제야 정리하다 발견했네요. 연락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의심나면다시보고 정말 난감한 상황이군요. 불초23 동기 여러분, 주변을 잘 살펴서 이름도 안 적고 축의금 넣은 나쁜 넘 신고해주세요.. (* 의심해볼 단서들: 불초 23회, 이씨 성 가진 자 입니다)
자수하여 광명찾자 불초23 이씨들, 빨리 자수하세요, 정 안 나오면; 불초23 이씨들 다 소환 조사 들어갑니다(^^). 지금 '자수' 하면 모든 죄 감면되고, '광명' 을 찾아갈 수 있도록 엄청난 액수의 여비(얼마? 정희네 전체 축의금 중 10% !)도 나옵니다!
자수하여 정희네 축의금에 이름 적지않은 범인에게 이 포스터로 다시 한번 엄중히 경고합니다! ‘자수’(刺繡: 옷감이나 헝겊 따위에 여러 가지 색실로 그림이나 글자, 무늬 따위를 수놓아 나타냄)한 뒤, ‘광명’(光明: 밝고 환한 빛, 또는 희망이나 밝은 미래의 비유적 표현) 찾아가는 캥거루 가족이 참으로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광명찾은 캥거루가족

(* 광명 찾아가는 캥거루 가족)

✓   신고자에 대한 포상은 어떻게 되나요? 그건 바라지 마십시오. 어려움에 처한 동기를 돕는 일에 무슨 보상까지 바랍니까? 범인이 자수 안하고 계속 미적미적대다 잡히면 어떻게 되나요? 제대로 된 이름 적어서 다시 한번 축의금 보내는 가중 처벌을 받게 됩니다 ㅡㅡ;
광명시 위치 비록 집 나간 탕아지만, 자수한다면; 다시 한번 우리 불초 23의 일원으로 따뜻하게 받아들여 일단, 그날 나온 축의금 중 10%를 자수 포상금으로 돌려주고, 광명시 위치 지도도 제공하니 찾아가 보시기 바랍니다 - 서울 인천 경기 쪽에서 사시는 분이라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을 듯합니다..

➥ 수사 진척상황: 제가 은밀히 내사를 좀 하다 보니.. 지난번 토함산 게임 때 얍삽하게 계단 높이 쟀던 상구가 (몹시) 수상하군요 - '불초 23'도 맞고 '이'씨도 맞는데다, “설마 난 아니겠지?” 라는 댓글도 달아놨군요(‘범인은 반드시 현장에 나타나 확인해 본다’는 말이 있습니다 ㅎㅎ). 일단, 이 사건을 해결하러 조선시대로부터 호출되어 시간여행을 하며 예까지 힘겹게 날라온 호랑이 사냥 포수팀에 제보해둔 상태입니다! 범인은 빨리 자수하는게 신상에 좋을겁니다 ㅎㅎ

조선의 호랑이 사냥꾼들
범인 검거를 위해 우리 조선의 호랑이 사냥꾼들이 방금 과거로부터 현재로 호출됐습니다, 무섭지요? 근데, 그보다도 조선시대의 호랑이 포수들(3대가 호랑이 사냥꾼이군요) 보니.. 총보다도 긴 담배 빨뿌리(표준말은 ‘빨부리’임) 하나씩 물고 있는 모습이 더 인상적이군요 – 예전에 우리 할아버지가 쓰시던 곰방대보다 한 열 배는 더 기네요~

아래는 러시아의 위대한 호랑이 사냥꾼, 죠지 앙코프스키가 1886년에 남긴 조선의 호랑이 사냥꾼 사진 및 멘트입니다:

조선의 호랑이사냥꾼

조선의 호랑이들은 시베리아의 대호와 크기도 거의 비슷하고 습성도 같다. 그러나 따뜻한 날씨 탓인지 털은 더 짧다. 작고 좁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산에도 호랑이가 살고있을 정도로 호랑이가 많다. 그러므로 자연히 호랑이 포수가 많은데, 이 나라의 사냥꾼들은 놀랍게도 관통력과 유효 사정거리가 60야드에 불과하며 당장 박물관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믿어질법한 16세기 구식 화승총으로 호랑이를 사냥한다. 나는 조선의 숙련된 호랑이 포수들이 호랑이가 20야드 가까이 와도 미동도 하지않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자연히 이들의 화승총 숙련도는 내가 아는 유럽의 어느 총기 전문가보다도 뛰어난데, 만약 이들에게 최신식 라이플을 쥐어준다면 어느 누구라도 조선의 포수들을 능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감히, 축의금에 이름을 안적었다구? 조선시대 호랑이 사냥꾼들의 등장에 이제 범인은 두려움에 숨도 못쉬고 바들~ 바들 떨고 있을 듯합니다 ㅡㅡ; 아직도 자수하지 않고 숨어있는 범인에게 이 무서운 이야기 를 들려줍니다..

문화적 차이

남산 탐방로 마지막 결말을 지으려던 차에, 별안간 (가끔 남산 등반하고 내려와서 맥주 몇 캔 마시고 가던)잘 모르는 ‘친구’(?)가 들러서 굳이 같이 한잔 하자는 바람에 남산 탐방로 마지막 편 쓰다가 중단됐는데..

손짓 발짓 섞어가며
같이 술 먹다가, 제가 잠시 안에 술 리필하러 간 사이.. 바로 앞 도로 건너편 버스 타고 내리는 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외국인 친구 둘이 있었는데.. 거의 1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간신히 버스가 왔는데.. 제가 술 가지고 밖으로 나오면서 보니 버스가 그냥 휙~ 하고 지나가 버리더군요 ㅡㅡ; 먼 일인고?
두 사람이 승장장에서 손짓하고 있는데, 왜 버스가 반드시 서야 하는 승강장을 그냥 지나쳤을까요? 좀, 궁금해서.. 같이 술 먹던 친구한테 물어보니, 버스가 오는데 두 외국인 연인이 양 손을 가슴 앞에서 좌우로 휘젓더라는군요. 버스 기사는 내가 기다리는 차 아니니 그냥 가라는 신호로 해석하여 서지 않고 휙~ 지나간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양키들 공포영화 보면; 살인마에게 쫓기던 여성이 도로까지 도망가서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자할 때 그런 식으로 하더군요 – 토인비가 말한 ‘문명간 충돌’까지는 아니더라도, ‘문화적 차이’가 범인이었군요 ㅡㅡ;
같이 술 먹던 친구가 미국에서 많이 생활했고, 지금 또 미국으로 발령나서,, 태평양 건너 먼~ 이국땅으로 가기 전에 신라시대 진신석가 부처님과 신령님들의 혼이 깃든 남산 등반하면서 몸 좀 간수하여 가겠다고 준비하던 터인 친구였기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 지 이해하고 얘기해 주더군요. 머, 제가 영어는 영 안돼도 머리는 쪼~매 돌아가는 편이라,, 버스 기다리던 외국인 남녀한테 건너가서 ‘손짓, 발짓,, 섞어가며’ 한마디(?) 했습니다:

Bus 5 minute after 올 거니까 버스 오면; 팔 좌우 흔들기는 No, Straight로 앞으로 쭈~욱 팔 Stretching, 오케이?

다시 도로를 건너 돌아와서 보니 둘이서 한참 팔 내밀기 연습을 하더군요(ㅎ). 버스가 오고.. 둘이 일렬로 앞으로 쭈~욱 손들 내밀고, 버스는 서고,, 타자 마자 자리에 앉을 때까지 계속해서 손을 흔들더군요 ^^

제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미국에서 배낭여행 온 미국 대학생과 우연히 만나 여관에서 하루 지새우면서, 밤새 맥주 들이키며 힘들여 손짓 발짓 대화(?)를 나눈 적이 있는데.. 나는 사회주의 혁명가 레닌을 가장 존경하는데, 그대는 어떤가? 하고 손짓 발짓 다 섞어가서 물었는데, 그 친구 왈: “나도 레닌 젤로 존경해” 하더군요(ㅡㅡ;)
역시, 고등학교 1학년 때 한번은 버스에서 (담배 한 가치 얻어볼까 해서)흑인 주한 미군한테 애써 어려운 영어를 짜내 “Hey, Cigaretta ?” 했는데.. 이 친구 시큰둥하게 쳐다보더니 “나, 담배 없어!” 하더군요 ^^
➥ 비파골의 전설

『삼국유사』에 의하면, 757년에 망덕사의 낙성회를 열어서 왕이 친히 공양을 베풀었는데, 그때 누추한 모습을 한 비구승이 찾아와서 재에 참석하게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왕은 말석에 첨례할 것을 허락한 뒤 재를 마칠 때, 그에게 사는 곳을 물었다. 비파암에 산다고 하자 왕은 “돌아가서 다른 사람에게 국왕이 친히 불공하는 재에 참석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에 비구는 웃으면서 “왕 또한 다른 사람에게 진신석가를 공양하였다는 말을 하지말라”면서 몸을 솟구쳐 남쪽을 향해 날아가 버렸다. 그는 남산 참성곡이라는 곳에 이르러 바위 위에 지팡이와 바리때를 놓아두고 숨어버렸다. 이에 왕은 비파암 아래에 석가사를 세우고, 그의 자취가 없어진 곳에 불무사를 세워 지팡이와 바리때를 나누어 봉안하게 하였다고 한다. 창건 이후 역사는 전혀 알 길이 없으나 일연이 『삼국유사』를 저술할 당시까지는 남아 있었다 하며, 폐사가 된 현재의 골짜기에는 삼층석탑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석탑재들이 남아 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진신석가가 숨은 [불무사지]와 [석가사지]는 경주교도소와 남산분소를 지나서 용장 가기 전 나오는 [비파골]로 들어가면 됩니다(들어가지 말라고 막아놓고 가까이 가면 무섭게 경고하는 소리가 나오지만, 사~알짝 옆으로 돌아서 들어가시면 됩니다 ^^). 골짜기를 따라 중턱 쯤까지 쭈~욱 올라가면 [석가사지]가 나오는데.. 거기서 암벽들을 타면서 계속 위로 올라가면; 금오봉 정상 조금 밑 길로 나오게 됩니다 - 좀 위험하니, 따라하지는 마십시오 ^^

[불무사지]는 [석가사지]까지 가기 좀 전에 계속해서 좌측 암벽들을 타고 (좀 위험하게)올라가야 합니다. [비파바위]를 지나고, 더 올라가면; [불무사지] 터였음을 알려주는 기와 조각들과 돌로 쌓은 석축들이 나옵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금오봉 정상 바로 밑에서 내려오는 등산로와 만나게 됩니다만, 금오봉 정상 바로 밑 쯤에 이 등산로로 내려오는 출입 지점이 있습니다. 들어가는 길은 역시 ‘들어가지 마시오’ 줄을 쳐놨는데(마찬가지로, 줄 옆으로 살짝 돌아서 들어가시면 됩니다 ^^), [비파골의 전설]이라는 소개 간판이 서 있어 그 위치를 알 수 있습니다 ^^

눈 내린 불국사

이곳 경주에서는 눈 구경하기 참 힘듭니다만.. 이 글의 주제는 소산 박대성 화백이 ‘운 좋게’ 그리게 된 [눈 내린 불국사 전경](1996년) 이야기입니다

눈내린 불국사
눈내린 불국사 소산 박대성 화백이 미국에서 돌아온 뒤, 경주 여행 중 불국사를 둘러보고서, 무작정 절 관리소에 쳐들어가서는 내가 그림 그려야 하니 방 하나 내놓으라 겁박해서(조폭 화백?) 절 안에서 지내던 중, 운 좋게 눈이 내린 날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제가 굳이 ‘운 좋게’란 말을 쓴 것은; 경주가 좀체 눈이 오지 않는 지역인데다, 대개 소산은 물감으로 색을 내지 않고 순수한 흑백만으로 그림을 그리는 때문입니다 - 장땡이군요, 그래도 노름은 하지 마세요 ^^

✓   소산은 현재 남산 삼릉 부근에 살고 있는데, 어리던 6.25 때(혹은, 그 전 남로당의 무장 봉기가 수시로 일어났던 해방정국 때?) 형(혹은, 아버지?) 등에 업혀 피신하다 탄환에 맞아 한 팔을 잃고 지금껏 하나의 팔로 그림을 그려왔답니다 - 팔 하나로 그림을 그려야 하기에 물감을 짜내기 힘들어 흑백으로 그린 거 아닌가 싶군요 ㅡㅡ;

5월의 노래

2021년 여름 남산 삼릉 제 가게 앞에서 [시인들의 밤] 행사가 있었는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를 내세우는 젊은 시인들의 모임인데.. 새로운 형식의 시 종합지를 만든다고 해서, 또 원고료도 '듬뿍' 준다고 해서 한편 기부했습니다 ^^

오월의 노래
예전에 썼던 건데, 억지로 기억 짜내서 보내주니 시집도 왕창 보내주고 원고료도 '거금' 3만원이나 보내주더군요. 덕분에 저도 시인으로 등극했습니다 - 머, 시인이 별겁니까? 시집에 시 한편 실리면 시인이죠 ^^

윤동주와 이육사의 시를 좋아하던 옛날, 옛적,, 어느 시절이 있었습니다: 여전히 아름답되, 그제는 서글퍼진,, 삼천리 금수강산을 혈혈단신 홀연히 떠나 ‘청포도가 익어갈 즈음’ ‘백마 타고 올 어느 초인’을 기다리면서(이육사, [청포도]) 만주 대륙을 누비며 총칼 앞세우고 호령하던 이육사의 비장한 웅지를 좋아했습니다만.. 그보다도, 적지에서 혼자 여린 가슴을 보듬으며 남모르게 읊조리던 윤동주의 서정적인 아픔이 더 제 가슴을 적셨습니다 - 이육사의 총알 같은 강렬한 삶을 동경했지만, 육사의 칼날보다도 더 깊게 동주의 아련한 서러움이 제 가슴을 도렸습니다!

바람이 나리니까 별도 나리는데
슬픈 사람 하나가 바라보고 섰다

날을 저주하며 천명에 울지만
보람도 없이 별은 자꼬 떨어진다

저 별 다 나리면, 나는 어두움에 떨어야겠지
그 전에 할 일을 다 해야겠다
나는 죽어가는 것도 노래하자, 어두운 것도 노래하자,, 사람들이 듣도록..

바람이 나리니까 별도 자꼬 나린다
슬픈 사람 하나가 바라보고 섰다

- 80년 5월 어느 어둡던 밤, Kjc -

서러운 사랑

옛날, 옛적,, 서럽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사랑하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서러운 사랑
정말로 사랑하던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난 평생 깜방에서 살아가야 할 운명이니, 우리 헤어지자” 했습니다 – 저는 이때 이미 반쯤 사회주의자였습니다(고딩1 때, 좀 심했군요 ㅎ)
그 뒤로도 계속 헤어졌다, 만났다,, 반복하다가.. 제가 울산에서 활동할 때, 연락이 와서 (없는 시간 내고, 차비까지 얻어서)올라가서 만났는데, “30까지는 몬 기다린다”는 최후 통첩이군요 - 머, 지가 무슨 정치가 흉내 낸답시고(ㅎ). 어쩝니까? 그냥 결혼해라 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다음해 30 딱 채우기 직전에 결혼했습니다. 머, 첫사랑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명언이 있습니다만
(* 별로 불만은 없습니다, 변명할 맘도 없습니다. 그 암울하던 시대적 상황에서, 그에 맞는 방식으로 제가 해야만 했던 일을 했을 뿐이기에.. 물론, 그로인한 제 개인적 한은 제가 죽는 날까지 남을거고, 또 그 짐은 제가 지고 갑니다만.. 대충, 이것이 바로 우리 인간의 삶입니다, 항상 후회와 한만 남습니다 ㅡㅡ;)

다음은 그 삶에 대한 회한을 담아 그녀에게 전해주었던 제 마지막 편지입니다 – 지금으로부터 대략 25년 전이군요 ㅡㅡ; 좀 길어서 따로 뺍니다.. 숙아!

wa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