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이야기 (2)

우리가 사는 이 세계는 어떤 모습인가? 찾아보기 쉽도록 지난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관련 이야기들은 이 천상의 세계에다 재웠습니다만, 다시 읽어보고 싶을 때는 언제든 이 난해한 이야기들의 허공으로 날아올라도 됩니다 ^^

토함산 오르기

불국사 절에서 석굴암으로 오르다 보면.. 잠시 지나 [박목월 기념관]을 지나고, 여기서 잠깐 올라가다 보면; 곧바로 돌 계단이 시작되고, 이제부터는; 맨 위 석굴암 주차장까지 돌 계단들만 계속 이어집니다. 등산은 흙을 밟으면서 올라갈 때, 혹은 바위를 기어서 엉금~ 엉금~ 올라갈 때가 가장 편하고 자연의 향기 또한 느낄 수 있는데, 진짜 재미는 없는 등산로입니다 ㅡㅡ;

토함산 게임
토함산 등산로와 마찬가지로 남산 길에서는 포석정에서 시작하는 남산 순환도로가(예전, 박정희 때,, 경주교도소 죄수들을 동원하여 조성한 임도인데)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등산로라서 올라가는 재미가 좀 그렇습니다 ㅡㅡ;
양자 모두 별 재미는 없는 등산로지만, 석굴암으로 오르는 길의 전체 돌 계단 높이를 일주일 내에 알아오라는 숙제를 주고 불초23 초딩 아덜 중 젤로 또이또이한 세 넘만 뽑아서 빨리 알아오기 시합을 시켜보겠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새벽을 열어주는 부지런한 재익이, 학교 다닐 때 개근상이란 개근상은 다 도맡아 탄 상구, 오랫동안 조용히 불국사를 지켜온 상문이 이 세 사람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우리 선수들입니다

* 일단, 한 노인이 지팡이 짚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가는 이 그림을 보십시오. 각 계단들의 높이는 다 다릅니다. 이 각각의 계단들 높이를 다 잰 뒤 더해주면 계단 밑에서 맨 위까지의 전체 높이를 알 수 있겠지요? 이 높이 구하기가 오늘의 숙제입니다..

1. 부지런한 재익이는 새벽 5시에 일어나자 마자 잽싸게 출발합니다: 줄자 하나와 공책 두어 권, 연필 세 자루(및 연필 깎을 칼)을 들고 각각의 돌계단 높이를 줄자로 재어가면서, 또 연필로 공책에 적어가면서(사이사이 연필도 깎을 겸 좀 쉬기도 하면서) 열심히 올라갑니다 - 무려 6일간을 ㅡㅡ; 이제 얼마 안남아서 내일 오전 중으로 끝낼 듯하네요.. 지난 6일간의 지난한 고생들을 생각하니 스스로 대견스럽기도 하고, 또 내일 제일 먼저 답을 제출하여 선생님께 칭찬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 - 6일간 올라 다니면서 한번도 상구나 상문이를 못 봤으니, 지넘들이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일 하루만에 이걸 다 잴 수는 없을 터이니 1등은 머 당연지사겠지요?
마지막 7일째 날 새벽부터 재익이는 다시 득달같이 달려가 올라가면서 남은 부분들을 재고 있는데.. 정오가 지나자 뒤에서 상구와 상문이가 천천히 걸어 올라옵니다. 속으로 “짜~식들, 인제 와서 언제 다 재겠다고? 내가 1등이야 ㅎㅎ” 코웃음 칩니다. 근데? 저넘들은 계단 높이도 재지 않고 그냥 지나쳐 올라가는 게 아닙니까?? “음~ 포기들 하신 모양이군, 그래 어차피 안되는 거 맘 편히 먹고 등산이나 해서 건강이나 챙겨라” 속으로 위로해주면서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고지까지 의기양양 묵묵히 재어갑니다. 휴~ 이제 다 재고 다 적었군요. 진이 다 빠진 채 터벅터벅 밑으로 내려가는데.. 상구하고 상문이는 석굴암 구경까지 하고 놀다 오는지 이제사 저 위에서 내려오고 있군요(“저 게으른 넘들, 안됐따~”)
집에 돌아와서는 이불 덮고 엎드린 채로 공책에 적어 놓았던 것들 다 전자계산기로 두드려가면서 보태다 보니 새벽 2시에야 전체 높이 답이 나왔습니다. 자는 둥 마는 둥 잠시 자고, 새벽 5시에 득달같이 일어나 학교에 가서 수업 시작되자마자 의기양양 선생님 앞에 계산 결과를 내밀었는데.. 황당하게도, 상구하고 상문이가 먼저 답을 제출했다는군요. 대체 머야? 저 게으른 넘들은 줄자도 없이 마지막날 하루 오르면서 탱자탱자 놀기만 했는데??
선생님한테 들어보니, 상구는 탱자~ 탱자 놀다가 마지막날 오전에 시내로 나가서 고도계를 하나 사서 산에 올랐답니다. 맨 마지막 계단에서 고도계로 고도를 재고, 맨 아래 계단으로 내려와서 또 고도를 재고, 집에 와서 간단히 [맨 위 계단 고도 - 맨 밑 계단 고도 = 전체 계단 높이] 대충 이런 사연이군요(으~ 얍삽한 넘!) - 얍삽한 상구는 다음날 아침에 수업 시작 전 잽싸게 교무실로 방문하여 선생님한테 과제물을 제출했다고 합니다만..
상문이는 굳이 고도계 사러 가느라 시간 들이고 버스비 들이고 하는 일도 없이, 조용히 쉬다가 마지막날 정오에 교회에 다녀온 뒤 느긋하게 산에 올랐는데, 계단 맨 위에 올라가서 폰에서 고도 재는 앱 하나 검색해서 깔아서 맨 위와 맨 아래 고도 적고, 그 차이를 폰에 있는 계산기로 풀어 마지막날에 바로 카톡으로 날렸다는군요(으~ 영악한 넘!!)
부지런하기만 했던 재익이는 의문의 일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위로가 되는 건, 위 수수께끼 풀이는 진짜 퀴즈쇼를 위한 힌트였을 뿐이라는 겁니다 - 곧, 위 시합은 진짜 퀴즈쇼를 위한 힌트였기에 모두 무효입니다(대략, 주최측 농간인 듯 ^^). 진짜 시합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1등한 상문이는 매우 허탈해하고, 2등한 상구는 그냥 시큰둥하게 딴데 보고 있고, 꼴뜽한 재익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군요 ㅎㅎ
2. 이제 진짜 상금을 걸고 문제를 내겠습니다: 아래 그림에 있는 9개 분수의 합인 S 값을 구해보십시오 - 아래 식은 9개의 계단 높이를 각각 재서 합하여 전체 높이를 재는 것과 비슷하게 9개 각 분수값의 합을 구하는 문제입니다

S = \frac{1}{1 \times 2} + \frac{1}{2 \times 3} + \frac{1}{3 \times 4} + \frac{1}{4 \times 5} + \frac{1}{5 \times 6} + \frac{1}{6 \times 7} + \frac{1}{7 \times 8} + \frac{1}{8 \times 9} + \frac{1}{9 \times 10}


위 실마리 제시용 장난 수수께끼쇼에서 (부지런한 재익이가 한 것처럼)계단들 높이를 각각 재서 합한 뒤 전체 계단 높이를 낸 것과 같은 방식으로 풀 수도 있고, (얍삽한 상구가 한 것처럼)고도계를 써서 맨 위 고도 값에서 맨 밑 고도 값을 뺄 수도 있습니다 – 머, 적당히 알아서들 계산해보십시오..


* 힌트를 주자면; 상구 방식이 거기서도, 여기서도 가장 신속하게 또 정확하게 정답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계단이 9개가 아니라 9조개일 때라도 1분 이내에 답을 낼 수 있습니다. 미적분의 창시자 라이프니쯔처럼 고민해 보십시오 ㅡㅡ;
** 엑셀 쫌 한다면; 재익이 방식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쓸 수도 있습니다. 저 9개의 분수들을 하나씩 엑셀에 집어넣고 [자동합계] 내면 간단히 답이 나옵니다 - 물론, 엑셀 ‘쫌’ 하는 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도 문제는 2번째 분수 \frac{1}{6} 같은 값을 계산하면; 0.1666666667.. 식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값은 수퍼 컴퓨터로 몇 백년 계산해서 소수점 아래 수백 조 이상 자리까지 적어도 결코 끝을 맺을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 이른 바, 수학에서 ‘신의 언어’라고 불리우는 (절대 마침표를 찍을 수 없는)‘무리수’입니다 ㅡㅡ;

산을 내려와서

아까, 상구 넘이 이번에는 지가 확실히 이기는 쪽으로 얘기를 바꿔달라고 댓글 다는 바람에.. 마냥 모른체 할 수는 없고(건희의 6천만원대 다이아몬드 목걸이, 역시 6천만원대 시계, 가방 등등에다.. 그 '쬐끄마한' 파우치조차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청탁은 받았으니.. [토함산 게임] 이야기 다시 정리하여 올립니다

문제풀이 1단계

S = \frac{1}{1 \times 2} + \frac{1}{2 \times 3} + \frac{1}{3 \times 4} + \frac{1}{4 \times 5} + \frac{1}{5 \times 6} + \frac{1}{6 \times 7} + \frac{1}{7 \times 8} + \frac{1}{8 \times 9} + \frac{1}{9 \times 10}

1) 맨 앞의 분수로부터 시작합니다: 아래 분모는 그대로 두고, 위쪽 분자 12-1로 고쳐봤습니다: \frac{2-1}{1 \times 2}
2) 이번에는 \frac{2-1}{1 \times 2}을 두 개의 분수로 갈라줍니다: \frac{2}{1 \times 2} - \frac{1}{1 \times 2}
3)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해줍니다: \frac{1}{1} - \frac{1}{2} (맞나요? Yes !)
문제풀이 2단계

S = \frac{1}{1} - \frac{1}{2} + \frac{1}{2 \times 3} + \frac{1}{3 \times 4} + \frac{1}{4 \times 5} + \frac{1}{5 \times 6} + \frac{1}{6 \times 7} + \frac{1}{7 \times 8} + \frac{1}{8 \times 9} + \frac{1}{9 \times 10}

1) 2번째 분수 \frac{1}{2 \times 3}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고쳐줍니다. 아래 분모는 그대로 두고, 위쪽 분자 13-2로 고쳐봤습니다: \frac{3-2}{2 \times 3}
2) 이번에는 \frac{3-2}{2 \times 3}을 두 개의 분수로 갈라줍니다: \frac{3}{2 \times 3} - \frac{2}{2 \times 3} = \frac{1}{2} - \frac{1}{3} (맞나요? Yes !!)
귀결: 최종 정리

S = \frac{1}{1} - \frac{1}{2} + \frac{1}{2} - \frac{1}{3} + \frac{1}{3 \times 4} + \frac{1}{4 \times 5} + \frac{1}{5 \times 6} + \frac{1}{6 \times 7} + \frac{1}{7 \times 8} + \frac{1}{8 \times 9} + \frac{1}{9 \times 10}

1) 이제 바꾸는 규칙을 알았으니 3번째 분수인 \frac{1}{3 \times 4}은 눈으로만 보고도 간단히 바꿀 수 있을겁니다: \frac{1}{3} - \frac{1}{4} (쉽지요? Yes !!!)
2) 이 공식을 이용하면; 간단히 모든 항들을 아래 모습으로 바꿀 수 있겠군요:

S = \frac{1}{1} - \frac{1}{2} + \frac{1}{2} - \frac{1}{3} + \frac{1}{3} - \frac{1}{4} + .. + \frac{1}{7} - \frac{1}{8} + \frac{1}{8} - \frac{1}{9} + \frac{1}{9} - \frac{1}{10}

3) 뭔가 보이나요? 첫번 째 항(곧, 첫 계단)의 \frac{1}{1}과 마지막 항(곧, 마지막 9번째 계단)의 \frac{1}{10}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같은 값의 -+가 연속적으로 나타나고, 같은 값의 -+를 합한 값은? 0 입니다. 이제 중간 부분은 다 상쇄되고, 남는 것은 단 하나의 식입니다: S = \frac{1}{1} - \frac{1}{10} = \frac{10}{10} - \frac{1}{10} = \frac{9}{10} = 0.9 참, 쉽군요^^ 이제 이 고도계를 이용하면 천 계단의 높이도 간단히 풀 자신 있지요?
➥ 미분소 이야기

이 문제는 사실 엄청나게 어렵기도 하고, 또 발상의 전환에 따라서는 쉽기도 한 문제입니다만.. 인류가 글을 발명한 이래 낳은 최고의 천재 3명(고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 근대의 뉴턴, 현대의 아인슈타인) 중 한 명이었던 아인슈타인도 적분만은 어려워서 자신의 상대성이론 방정식을 만들기 위해 수시로 수학자들을 찾아가서 괴롭히면서 자문을 구했다고 하는데.. 그 적분을 (뉴턴과 거의 동시에, 또 다른 방식으로)만든 라이프니쯔가, 스승이 내준 이 숙제를 푸는 과정에서 자신의 적분을 위한 아이디어를 착상하게 만든 문제라고 합니다

뉴턴의 적분은 수많은 지수들과 분수들, 멱함수 등이 결합된 엄청 복잡한 도함수 공식을 사용하는 반면, 라이프니쯔는 (위 퀴즈 풀이에서처럼 사소한 부분들을 소거하여 정리하는 방식의)미분소란 개념을 써서 적분을 창안하였습니다. 한편, 아르키메데스는 뉴턴보다도 2천년 전에 이미 적분을 실제 당시 난제였던 많은 수학 문제들을 푸는데 써먹은 미적분의 진정한 개척자였습니다 - 진짜 천재는 시대를 타지 않습니다!

거북이 게임

우리 초딩 때 오래 달리기왕 상구는 지금 펜션서 기분좋게 술 쳐묵고 있을겁니다 – 지가 의문의 1패를 당하고 있는 줄도 모르고 ㅎㅎ

거북이 게임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오늘 상구가 부부 동반하여 남산 등반하러 왔군요(덕분에 오늘 가게 매출은 좀 늘었습니다 ㅎㅎ). 아는 사람들 접대 겸 등반으로 삼릉에서 식사하고 금오봉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여정인 듯한데.. 상구가 제 일착으로 내려왔네요. 머, 우리 초딩 때 오래 달리기 하면 1등은 무조건 상구였으니.. 당연지사겠지요(?)
헌데, 일착으로 내려온 상구는 중간 바둑바위까지만 가고, 후속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꼭대기 금오봉까지 갔다가 내려왔습니다. 역시 상구가 예전에 재익이하고 토함산 계단 높이 재기 시합했던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좀 얍삽하군요, 전혀 달라지지 않았어요 ^^
그래서, 다시 한번 (1떵 먹었던 조용~한 상무이는, 우승자에 대한 예의상 빼주고)얍삽한 상구하고 부지런한 재익이하고 리턴 매치를 붙여 보기로 했습니다. 순박하게 자와 노트, 연필만 갖고 일주일간 쌩 Nogada(제가 오랫동안 Made in Japan 불매 중입니다, 그래서 영어로 썼습니다 ^^)하며 토함산 계단 높이 쟀던 부지런한 재익이 대 고도계 하나 들고 마지막 날 딱 하루 산에 올라 계단 높이 쟀던 얍삽했던 상구, 두 넘을 불러 달리기 시합을 한번 붙여보겠습니다 – 삼릉에서 바둑바위까지 달리기 시합인데,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진검승부입니다
예전에 상구가 했던 얍삽한 짓이 있기에, 이번에는 순박한 재익이한테 어드밴티지를 좀 주기로 했습니다. 바둑바위까지 1Km(= 1000m) 정도라고 보고, 재익이는 100m 앞에서 출발하는겁니다. 재익이는 자와 연필과 공책도 갖고 다니면서 토함산 계단 높이 재면서 올라가는 순박한 넘이라 많이 느리고(삼릉에서 바둑바위까지는, 토함산 올라가는 길과 비슷하게 거의 돌계단들입니다 ㅎㅎ), 상구는 고도계만 갖고 잽싸게 다니는 약삭빠른 넘이니 재익이보다 딱 10배 빠른데.. 어쨌건, ㅇㅅ~(Japan 불매중이라서 ㅡㅡ;) 땅! 출발했군요. 누가 먼저 바둑바위에 도달할까요?
음~ 좀 의외지만.. 재익이군요. 지난번 토함산 계단 높이 재기 시합에서는 의문의 1패를 당했지만, 이번에는 의문의 1승을 거뒀군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나요? (재익이보다 딱 10배 빠른)상구가 재익이를 쫓아 100m를 올라갔는데, 재익이는 그동안 10m를 더 올라가 있습니다. 다시, 상구가 씩씩대며 10m를 쫓아갔는데, 재익이는 다시 1m를 올라가 있습니다. 또 다시, 상구가 더 씩씩대며 1m를 올라갔는데, 재익이는 또 다시 10cm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상구는 씩씩대며 계속 재익이를 제치려 시도해보지만.. 또 재익이는 10mm 위에서 내려다보며 비웃고 있고.. 이런 상황은 계속됩니다. 상구는 온갖 애를 다 써봤지만.. 결국 재익이한테 0.000000000000001(mm) 늦게 바둑바위에 올랐습니다. 이번엔 상구가 의문의 1패를 당했군요, 관람하는 저도 고소합니다 ㅎㅎ
✓   이상은,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자였던 제논세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에 대해 내놓은 철학적 물음으로서 ‘제논의 역설’ 이라고 불립니다. 왜 얍삽한 상구가 부지런한 재익이한테 의문의 1패를 당했는 지, 또 상구가 이를 딛고 역전할 수 있을 지는 내일 다시 이어가겠습니다 - 우리 불초23 멍청한 아덜한테도 철학자처럼 생각할 시간을 좀 주어야 할 터이니..
제논의 역설
어제 상구는 재익이한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의문의 1패를 당했지만, 거기에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스 멸망을 다룬 ‘트로이의 목마’ 이야기 아시죠? 당시, 아킬레스는 그리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사였습니다만, 전장에서 발목 뒤쪽에 화살 한 방 맞고 삶을 마감했습니다. 결국 전쟁에도 지고, 그리스도 멸망했습니다만,, 이것이 발목 뒷부분 근육을 ‘아킬레스건’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 조폭 영화들 보면; 배신자에게 주는 형벌이 아킬레스건을 자르는 것입니다, 평생 앉은뱅이로 살라는거죠 ㅡㅡ;
제가 예전에 아킬레스와 거북이를 불러 경주를 시켜봤는데, 그 대단하던 아킬레스도 100m 앞에서 출발한 거북이와의 경주에서 결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아킬레스가 100m를 가면 그동안 거북이는 10m를 나아가고, 아킬레스가 남은 10m를 쫓아가면 거북이는 또 1m를 나아가고, .. 이런 식으로 ‘무한’히 계속되더군요, 느림보 재익이 쫓아가던 불쌍한 상구처럼 ㅡㅡ;
✓   우리가 초딩때 교과서에서 배웠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와 비슷해 보이지만, 이 경우는 좀 다릅니다. 잽싼 상구 토끼는 지 달리기 실력만 믿고 느림보 재익이 거북이를 무시하여 중간에 낮잠도 자고 하면서 너무 게으름 피운 탓에 경주에서 졌지만, 그리스 최강의 전사였던 아킬레스는 절대 게으름 피우지 않았음에도 결코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대체 왜?
통곡의 벽
‘제논의 역설’보다 더 억울한 우화가 있는데.. 바로 ‘통곡의 벽’입니다: 바둑바위에서 출발한 상구는 절대 바둑바위를 지나 100m 앞에 있는 상사바위까지 갈 수 없다는, 실은 (연중 눈 구경하기 힘든 경주에서)엄청 많은 눈이 내려 쌓여도.. 첫 눈 기념 발자국의 흔적조차도 남겨볼 수 없다(!)는 서글픈 이야기입니다
바둑바위에서 100m만 더 가면; 상사바위가 나오고, 거기서 아래를 보면 남산에서 가장 크고 멋진 부처님이 나타납니다. 물론, 상구는 얍삽하게 잔머리 굴리느라 상사바위까지 안 가고 바둑바위에서 그냥 내려왔습니다 - 제가 힘들여 금오봉까지 갈 필요는 없고, 상사바위까지 가서 부처님 내려다보고 내려오면 된다고 조언했습니다만 ㅡㅡ;
상사바위에서 내려다본 부처님과 그 바로 위 금송정 풍경입니다.
이 멋진 모습을 안(못?)보고 내려간
상구가 애처럽습니다 ㅡㅡ;
✓   이 사진 오른쪽편에 보이는 암벽 산이 [상사바위]입니다. 부처님 머리 바로 위 소나무 가지가 보이는 곳은 신선들이 밤에 내려와 바둑을 뒀다는 바둑바위 바로 옆, 옥보고가 밤에 올라 거문고를 뜯었다는 금송정입니다. 이 사진은 부처님 바로 앞에 가서 찍은겁니다. 못 들어가게 줄로 막아 놨지만, 상선암 지나서 한 몇 50여미터 가파른 계단 길 오른 후 휴식 벤치 만들어놓은 평지까지 올라서 ‘들어가지 마시오’라고 줄 쳐진 곳에서 줄 옆으로 살짝 돌아서 한 20여미터만 들어가면 됩니다 - 줄 넘으면 불법이니 줄 옆으로 살~짝 돌아서 들어가셔야 합니다 ^^
현명한 넘
상구가 만약 재익이처럼 성실하게 바둑바위에서 상사바위까지 걸어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먼저, 그 반인 50m를 갑니다, 다시 그 반인 25m를 가고, 또 그 반인 12.5m를 가고, 다시 그 반인 6.25m를 가고, 또 다시 그 반인 3.125m를 가고, .. 평생 가도 결코 100m 결승점에 이를 수는 없습니다(실은.. 첫 발조차도 뗄 수 없습니다 ㅡㅡ;)
물론, 저는 상구가 워낙에 똑똑한 넘이니 이런 현실을 잘 알고 바둑바위에서 더이상 올라가지 않고 그냥 내려온 것으로 봅니다만 – 어제는 ‘얍삽한 상구’가 아니고 ‘현명한 상구’였습니다^^ 착실한 재익이였다면 또 어땠을까요? 머, 우리 초딩 때 토함산 올라가던 길 휴게소들마다 만들어 놓은 다람쥐 집 안에서 하루 종일, 마냥,, 마른 물레방아 타던 다람쥐 꼴이 되었을 듯 ㅡㅡ;
제가 계속 상구넘은 '머리좋되 얍삽한넘', 재익이는 '멍청하되 착실한넘'으로 배역을 주었는데, 실은 둘 다 '머리 좋고 착실한 넘'들이니.. 제가 두 넘에 대해 어떤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혹시 삐질까봐 ^^

재익이: ㅎㅎ) 그래도 배역이 있어 좀 흥미롭게 읽고 갑니다
뭐?? 이 나이에 삐지길......... 그래도 주인공인디....... ㅎㅎ

상구: ㅎㅎ 엊그제 간만에 남산등반이 계획되어 있어서 종철이 가게에 들러서 종철이 얼굴도 한번 볼 겸 들렀는데.. 우리 친구가 자세한 등산길을 알려 주었는데 난 그곳이 상사바위인 줄 알고 그곳에서 인증샷도 찍고 내려왔는데 그곳이 바둑바위라고 하네요. 앗! 나의 실수였는데, 간만에 종철이 가게에서 지평 막걸리로 하산주도 한잔하고 얼굴도 보고 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친구야 좋은 글 많이 부탁해 ^^

✓   '현명한' 상구는 영원히 '착실한' 재익이를 이길 수 없나요? 물론,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제논의 역설’ 이야기가 만들어진 이래 당시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그 역설을 풀고자 노력했는데.. 마지막 마침표는 예의 그 아인슈타인이 찍었습니다. 이거 설명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니, 나중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거북이 게임 (2)

세계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세계가 어떻게 질서 지어져 있는지, 왜 자연 현상들이 일어나는지?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우리 초딩 때 그 대단했던 오래 달리기왕 상구가 왜 바둑바위까지 오르는 시합에서 결코 재익이한테 이길 수 없었는지, 왜 바둑바위에서 기껏 100m도 안되는 상사바위까지 도저히 갈 수 없었는지,, 이제는 상구의 숨겨진 비밀들을 살펴볼 때가 된거 같군요
어제 금오봉까지 안가고 바둑바위까지만 새치기한 상구가 느꼈겠지만, 거기까지만도 엄청 힘든 고난의 길입니다. 물론 어제 상구는 가고 싶어도 도저히 바둑바위에서 상사바위까지는 갈 수 없었지만.. 실제로 ‘통곡의 벽’ 은 그보다도 훨씬 더 어렵습니다!
지금 상구는 1m 앞에 있는 벽까지 가려고 합니다. 단 두어 걸음으로 닿을 수 있는 곳인데.. 상구는 절대 벽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왜? 상구가 ‘통곡의 벽’에 도달하려면; 먼저 그 반인 50cm를 거쳐야 합니다, 근데,, 50cm를 가려면; 또 다시 그 반인 25cm를 나아가야 합니다. 앞으로도 무한히 계속해서.. 12.5cm, 6.25cm, 3.125cm, .. 가야 하고.. 벽까지 가는건 고사하고 단 한걸음 조차 뗄 수 없다는 현실의 벽에 부닥치게 됩니다 - 그래서 ‘통곡의 벽’ 입니다,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은 아니고 ㅡㅡ;
✓   상구가 다시 한번 얍삽하게 그 벽을 통과하는 방법은 나중에 알아보기로 하고.. ‘제논의 역설’(덕분에 느림보 재익이는 바둑바위 오르기 시합에서 그 잽싼 상구와 겨뤄서도 지지 않았습니다)에다 ‘통곡의 벽’(그래서 오래 달리기왕 상구조차도 결코 바둑바위에서 상사바위까지는 갈 수 없었습니다 – 저는 상구가 잔머리 굴리느라 안갔다고 했지만, 실은 갈 수가 없었던겁니다 ㅡㅡ;)까지 소개했는데.. 사실, 이 논쟁은 고대 그리스 시대 제논이 제기한 이래.. 아인슈타인이 자신의 첫번째 논문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 논란을 끝낼 때까지 수천년에 걸쳐 진행된 철학적 난제였습니다
유물론 대 관념론의 대결
세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 고대 그리스에서 탈레스라는 현인이 나타나서는 당시의 신화 및 종교적 세계관과는 달리, “관찰과 이성 그리고 비판적 사고 및 토론을 통해 세계를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다” 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다음에 데모크리토스라는 사람(그냥 '사람'은 아니고, 대략 고대 그리스의 칼 막스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나타나 “세상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원자들과 진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주장합니다(곧, 칼 막스에 앞서 고대 유물론을 창시한 인물입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제논이 나타나 저 질문을 던집니다. 바로 ‘제논의 역설’, ‘통곡의 벽’입니다. 이 질문은 사실(?) 데모크리토스를 옹호하는 입장에서 반어법적으로 던진 세기사적 질문입니다(곧, 헤겔에 앞서 최초로 변증법을 창시한 인물로 봐도 됩니다)
그런 뒤, 몇백년이 지난 후에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라는 엄청난 대철학자들이 나타나 세상은 ‘(신에 의해)이미 예정되어 있는 목적에 따라’ 움직이며, 또 ‘무엇이 세상에 좋은 것인지’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 바로 유물론 대 관념론의 첫 대결입니다, 흥미진진하군요(아닌가요? 머, 아니면 말고 ^^)
➥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칼 막스의 ‘변증법적 유물론’(또는, ‘유물론적 변증법’)은 바로 데모크리토스로부터 시작된 유물론에다 헤겔의 변증법을 결합한 것입니다 – 단, 헤겔은 세계사를 ‘(신이 예정한)정신’의 발전 과정으로 설명했지만, 막스는 헤겔의 변증법을 차용하되, “헤겔의 변증법은 머리와 다리가 거꾸로 서있다” 면서 세계사를 ‘물질’(과 인간의 ‘노동’ 및 ‘생산’활동)의 발전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잠시, 막간을 이용하여..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막스주의를 알고 싶었는데, 막스주의 서적은 전적으로 판금 서적이던 시절이라, 먼저 헤겔의 변증법 책들을 보면서 그쪽에 접근했습니다 - 물론, 저는 헤겔의 변증법을 막스처럼, 머리와 다리를 거꾸로 돌려세워서 제대로 읽었습니다 ^^


✓   상구가 재익이한테 진 이유, 바둑바위에서 상사바위까지 갈 수 없었던 이유를 말하려고 했는데,, 설명하기 많이 어려운 문제라, 역시 길어지는군요.. 오늘은 제가 할 일이 좀 있으니 (상구가 기어코 재익이를 제치고 바둑바위까지 선착으로 올라가는)마지막 결말은 다음으로 미뤄야할 듯합니다 – 물론, 이거도 어렵고, 담엔 더 어려울 듯하니, 다음편은 애독자가 팍~ 줄어들 것으로 봅니다만 ^^

상구가 막간을 이용하여 '우리 천재 친구' 하며 제게 아첨한게 있는데.. 저도 보답해야겠군요 ^^ 저 중 누가 흰 티 입은 '상구'인지 한번 맞춰보세요..

종철아! 새해 좋은 글 많이 부탁해^^ 그리고 항상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길ᆢ - 2024년 1월 6일, 상구

상구가 부탁했으니.. 이전에 끝내지 못하고 남겨두었던 [바둑바위 거북이게임] 마지막편은 상구가 재익이 이기는 쪽으로 애써볼께, 재익이한테는 비밀이다 ㅎㅎ - 2024년 1월 6일, 종철

* 상구가 지넘 이야기 보내오면; 이 부분 채우겠습니다..

** 가만히 보다 보니.. 상구 Wife님도 저 사진들 중에 (딱, 한번만)끼어 있군요. 이것도 숨은 얼굴 찾기 게임입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

0으로 나누는 죄

우리는 초딩 산수 시간에 절대 0 으로 무언가를 나눠서는 안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ㅡㅡ;

0으로 나누는 죄
0 으로 나눠서는 안된다는 것은; 산수에서도, 수학에서도, 미적분에서도, 물리학에서도, 철학에서도 이것은 기본적인 ‘규칙’인 동시에, 또한 어긴다면; 가장 큰 ‘죄악’이 됩니다만.. 이제 늦게나마 그 이유를 알아보기로 합니다
(지금은 제가 선생님이시니까, 격에 안맞는 감투 한번 써본 김에 잠시 반말로 진행합니다 ^^) 예를 들어, 길이 1m인 막대를 10 개로 나눈 뒤, 그 토막들을 다시 각각 10 개로 나누고, 이렇게 쭈~욱 나아가서 이를 ‘끝’(?)까지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가정해 본다면; 결국, 길이 1m인 막대는 길이가 0 인 점들이 ‘무한’히 연결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0에다 ‘무한’을 곱하면 0 이므로 막대의 길이는 0 이 된다. 마찬가지로,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 또한 0 으로 나오게 된다!
어떤 것을 0으로 나눠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 그 답은 ‘무한’이 될 뿐이이기에. ‘통곡의 벽’으로 예를 들자면; 여기서 저 앞에 있는 벽까지 거리의 절반을 가고, 또 절반을 가고, 다시 또 그 절반을 가면.. 결국에는 벽에 도달할 수 있을까? 이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이 바로 ‘극한’입니다!
0이라는 숫자
골치아픈 모든 것을 접고 싶을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0이라는 숫자는 인류의 모든 과학적 성과를 가능하게 만든 놀라운 숫자입니다만,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세상의 모든 것은 ‘무한’한 존재인 신이 완벽하게 창조한 산물이므로 ‘아무것도 없음’을 뜻하는 0(및 무한)은 신에 대한 부정이라고 주장하면서, 이를 신성모독죄로 규정했고, 이에 그리스와 로마, 중세시대 2천년 동안 숫자 0(및 무한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금지되었습니다 ㅡㅡ;
반면, 고대 인도의 힌두교에서는 우주가 무(無)에서 생겨났다고 보아 무와 무한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현대 인류의 모든 진보를 가능하게 만든 0 이라는 숫자가 발명되었고, 나아가 이는 이슬람 문명으로 전파되어 0 을 기반으로 하는 아라비아 숫자의 발명으로 이어집니다. 워낙에 돈 욕심도 많고, 영토 또한 너무 넓은데다 인구도 많아 재물 관리에도 골치아팠던 중국 또한 이 숫자를 받아들여 부기에 활용합니다..
만약 0이라는 숫자가 없었다면; 올해 연도인 2025년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무한이라는 개념이 없었다면; 아인슈타인조차도 ‘무한’히 수축하는 블랙홀의 존재를 상상할 수 없었을겁니다 - 사실, 이 블랙홀은 그 자체 ‘無한히 수축한’ 또 다른 하나의 우주일 가능성이 높고, 나아가 그 무한하게 작아진 한 점에서 다시 팽창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물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 또한 그 ‘無’(0)에서 ‘빛이 있으라’하는 신의 한마디에 의해 탄생했습니다만 ^^
➥ 제논의 역설에 대한 재해석

제논은 경주에 나선 그리스 제일의 용사 아킬레스는 결코, 먼저 출발한 느림보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만.. 이는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 곧 시간과 공간을 끝없이 쪼갤 수 있다 는 당시의 주류 철학적 견해를 대변한건데.. 제논은 시간과 공간의 연속성을 가정한 뒤, 이 가정을 바탕으로 추론해 나가면서 저 ‘제논의 역설’ 이야기로 모순이 있음을 밝힙니다 - 그런고로, 실은 시간과 공간은 연속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   이것이 바로 제가 이전 글에서 제논은 데모크리토스의 유물론을 반박한 것이 아니라, 그와는 반대로 ‘모순에 의한 증명’ 곧 귀납법을 써서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옹호한 것이라고 말한 이유입니다

수학적 증명
솔직히 ‘얍삽한’ 상구보다는 ‘착실한’ 재익이에게 더 정이 가기는 하지만, 그래도 상구는 제게 아첨도 좀 했는데 재익이는 그냥 무덤덤하니.. 설명하기에도 많이 어렵지만, 어쨌건.. 이 거북이 게임은 상구가 이기는 쪽으로 결말짓겠다고 약속한 바도 있던 터라, 억지로라도 상구가 이기도록 답을 구해야만 합니다 – 다만, ‘신에 의해’ 예정된 결론은 아니고, 우리 인류가 현재까지 얻은 지식의 총합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미적분에 의한 해답: 아킬레스(초속 10m 속도)가 10m 앞에서 출발한 거북이(초속 1m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걸리는 총 시간은 1 + 0.1 + 0.01 + .. = 1.111~ 초의 무한급수가 되는데, 이는 분수로 \frac{10}{9} 초가 되며(= 무한급수의 극한값), 이것이 바로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잡고 추월하기 시작하는데 걸리는 시간입니다
대수학에 의한 해답: 아킬레스는 t 초 뒤에 10 \times t 미터만큼 앞으로 나가게 되고, 10m 앞에서 출발한 거북이는 10 + t 미터의 위치에 있게 되는데.. 결국 아킬레스와 거북이가 동시에 같은 위치에 서게 되는 시간 방정식은 10 \times t = 10 + t 가 되는데, 이 양변에서 t 를 빼주면; 9 \times t = 10, 다시 양변을 9로 나누면; t = \frac{10}{9} (초)가 됩니다 - 곧, 1을 넘어서는 순간이 옵니다. 머, 딱 1초만 숨 쉬고 넘어서면 되는군요 ^^
딸꾹질에 대한 해결책: 딸꾹질날 때의 응급책은 물 한컵 마시는겁니다. 딱! 1초만 숨 멈춘 채 물 한컵 단숨에 들이키면 바로 낫습니다, 제가 초딩 때 딸꾹질날 때 많이 써먹어본 방법입니다 - 물론, 백발 백중입니다 ^^
✓   이제 드디어 상구는 바둑바위 오르기 시합에서 재익이를 제치고 먼저 바둑바위로 올라갈 수 있게 되었군요. 또한, 바둑바위에서 ‘통곡의 벽’이었던 상사바위도 가~뿐히 뛰어 넘어서 금오봉 정상까지도(저 ‘얍삽한 상구’가 거기까지 올라갈 지는?) 평안하게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음~ 좀 어렵군요. 억지로라도 읽으면서 머리 좀 써 보시면 치매 예방에는 약간 도움이 될 듯합니다 - 제가 첨으로 선생 짓 한번 해보다가 설명하기 너무 어려워서 마지막엔 의사 선생님으로 깜짝 변신했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

➥ 태초에 하나님께서..

태초에 하나님께서 ‘빛이 있으라!’ 하시니 세계가 창조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지지만, 진짜로 믿지는 마십시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는 ‘무한’히 작은 한 점의 폭발로부터 나온 빛의 역사입니다만, 그것이 그분의 ‘말씀’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믿는다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그저 컴퓨터 게임 속에서 전개되는 프로그래밍된 움직임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비록, ‘무한’한 존재인 ‘신의 섭리’에 어긋난다 해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 버림받았지만.. 이 ‘무한’이라는 개념은 현대의 미적분학과 물리학, 천체 물리학을 지탱하는 근본 바탕입니다. 이 ‘무한’을 가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pi 값을 계산할 수도 없고, 미적분학도 없고(머, 그랬다면; 그 어려운 미적분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었을 터이니.. 이건 좀 반갑습니다만 ^^),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모든 문명의 이기들을 만들어낼 수도 없었을겁니다 ㅡㅡ;

무한의 원리

무한의 원리는 모든 것을 끝없이 쪼갤 수 있다고 가정하라고 요구합니다..

무한의 원리
미적분은 모든 것(시간과 공간, 물질과 에너지 모두)을 연속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모든 것을 끝없이 계속 더 잘게 쪼갤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 그리하여 모든 것을 훨씬 단순하게(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이 가정이 없다면 우리는 \pi\sqrt{2}, \frac{1}{3} 같은 극한값들을 계산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초딩 때 배웠던 \pi 는 끝없이 계속되는 과정에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극한값인데(수퍼 컴퓨터로 소수점 아래 22조 자리까지 계산한 지금까지도 그 계산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 언젠가 마침표로 끝낼 수 있는 마지막 답이 나올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ㅡㅡ;). 이 \pi 에는 우리가 알 수 있는 ‘극한’이 보이지 않지만, 그럼에도 \pi 는 우리가 알 수 있는 두 길이(원의 둘레와 지름)의 비로 명확히 존재합니다 - 곧, 원의 지름에다 \pi 를 곱하면 원의 둘레 길이가 됩니다!
미적분학은 무한으로 유한을, 직선으로 곡선을 연구하며, 이러한 무한의 원리는 ‘곡선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인데.. 여기 ‘π의 수수께끼’에서 먼저 나타난 것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이 값을 3.14 까지 구했고, 그 이후 2천년이 지난 20세기에 접어들어서 비로소 (컴퓨터의 도움으로)겨우 소수점 아래 9자리까지 구할 수 있었습니다 ㅡㅡ;
✓   이러한 무리수는 흔히 ‘신의 언어’라고 불리우는데, 우리 인류가 언젠가 외계인과 조우하게 된다면; 바로 이 신의 언어, 곧 수학을 통해서만 대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 수학이 바로 ‘우리’ 우주 공통의 보편 언어이므로. 하지만, ‘딴’ 우주에서는 어떤 언어를 쓸 지 우리 인류의 현재까지의 지식으로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예컨대, 블랙홀 내부와 같은)‘또 다른 우주’는 다른 물리법칙으로 움직일 수도 있고, 따라서 또 다른 물리적 언어가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ㅡㅡ;

철학적 논증
하지만,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의 실재는 그 ‘무한’을 부정합니다. 그것은 먼저, 철학적 논쟁으로 나타났고, 나중에는 물리학적 증명으로 이어집니다. 좀 어렵지만, 이제부터 이 문제에 관해 간략히나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과 그 논증: 빨래가 마르는 것은 물 입자가 천천히 날아가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물질을 무한히 쪼갠다면; (크기가 있는 입자는 여전히 쪼갤 수 있으므로, 결국에는)크기가 없는 점만이 남게 되는데, 이 크기가 없는 점들을 아무리 모아도 (이 점은 크기가 없으므로)다시 크기가 있는 물질을 만들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어떤 물질이든 유한한 수의 낱낱의 조각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조각들은 유한한 크기를 가졌으면서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것, 바로 원자다!
제논의 역설: 아킬레스는 100m 앞에서 출발한 거북이를 결코 따라잡을 수 없다. 아킬레스가 100m를 가면 그동안 거북이는 1m를 나아가고, 아킬레스가 1m를 가면 또 거북이는 1cm를 나아가고, .. 이런 식으로 ‘무한’히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한’한 시간을 요하는 일이다!
레우키포스의 반론: 물질의 가분성에는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무한히 작은 점들로는 도저히 크기가 있는 것을 만들어낼 수 없다. 따라서 1m짜리 노끈의 길이는 유한한 크기를 가진 대상들의 유한한 수로 이루어져야만 하고, 노끈을 무한히 잘라 나갈 수는 없다!
물질의 원자적 구조: 노끈을 무한히 자를 수는 없다. 따라서 노끈의 길이는 유한한 크기를 가진 대상들의 유한한 수로 이루어져야만 한다. 곧, 물질은 연속적이지 않고, 유한한 크기의 개별 원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예컨대, 물 한방울을 끝까지 나누어 가다 보면; 결국에는 단 하나의 물 분자만 남게 되는데, 단일 물 분자 H_{2}O 보다 더 작은 물방울은 존재하지 않는다!
물리학적 증명
식물학자 로버트 브라운은 물에 띄운 꽃가루 입자를 관찰하던 중, 매우 기이한 현상 곧, 꽃가루 입자가 물 위를 끊임없이 불규칙적으로 운동하는 현상을 관찰하게 됩니다:

공기나 액체 속에 떠 있는 먼지 알갱이나 꽃가루 같은 아주 작은 입자들은 끊임없이 주변 공기 분자로부터 무작위로 두들겨 맞으면서 요동치며 표류한다 - 입체의 브라운 운동

이 논문을 접한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첫 논문(20대 때인 1905년)에서, 입체의 브라운 운동에 착안하여, 고대 그리스로부터의 오랜 논쟁거리였던 원자 가설을 최종적으로 증명해냅니다:

만일 공기의 분자가 무한히 작고, 또 무한히 많다면; 입자의 충돌 효과는 각 방면에서 균형을 이루어 매 순간 상쇄될 것이고, 결국 입자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공기 분자들의 크기는 서로 다르고, 수는 유한하기에 정확한 균형을 이루지 못하면서 충돌에 따른 요동이 생겨나게 되고, 이러한 입자의 움직임의 크기로부터 분자의 크기를 역산할 수 있다 - 곧, 물질은 알갱이로 되어 있는 것이다!

원자 가설을 증명한 아인슈타인의 이 논문으로부터 현대 물리학의 주류인 양자이론열역학 이론 등으로 이어지고,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양자물리학의 씨앗을 뿌린 아버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만..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뿌린 씨앗인 이 양자이론을 끝까지 부정했습니다. “세상이 그렇게 생겨 먹었을 리는 없다”는 거죠(현대 양자물리학의 대가들조차도 대략 그렇게 이야기합니다만 ㅎ). 머, 아인슈타인이 부정하고, 현대 양자물리학의 대가들조차도 스스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문명의 이기가 바로 이 양자물리학의 성과물들이란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

거북이게임 이야기는 여기서 끝내지만, 좀, 많이,, 어렵군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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